한국소비자원은 가격을 높이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상품 33개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소비자원에 따르면 '참가격' 가격조사 데이터,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 신고 상품 등 상시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지난해 이후 용량 감소로 단위가격이 인상된 상품은 국내 상품 15개, 수입 상품 18개 등 총 33개로 확인됐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Shrink)와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상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크기나 용량을 줄여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해 식품기업들의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소비자원은 주요 유통업체 8개사(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분기별로 유통 중인 상품정보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으로 확인된 상품 중 국내 상품은 ▲맛있는 땅콩캬라멜 ▲유가 캔디 ▲쫀득쫀득 쫀디기 ▲널담 뚱낭시에 ▲널담 뚱카롱 ▲신선약초 감자 가루 ▲오트펍스 ▲오설록 제주 얼그레이 티백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오뚜기 컵스프(양송이·감자·옥수수) ▲정성가득 마늘쫑 무침 ▲삼립 그릭슈바인 육즙가득 로테부어스트 ▲사조대림 안심 치킨너겟 ▲하림 두 마리 옛날 통닭 ▲프릴 시크릿 오브 베이킹소다 퓨어레몬향 등이다.
상품의 용량이 변경된 시기는 지난해 16개(48.5%), 올해 17개(51.5%)인 것으로 확인됐다. 품목별로는 가공식품이 32개(97.0%)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생활용품(세제) 1개(3.0%)도 포함됐다.
내용물의 용량은 최소 5.3%에서 최대 27.3%까지 감소했다. 10% 미만이 13개(39.4%), 10% 이상~20% 미만과 20% 이상이 각각 10개(30.4%)로 나타났다.
용량이 가장 크게 감소한 상품은 스페인의 비달 골로시나스(Vidal Golosinas)가 생산한 '비달 메가 수퍼 피카 줌 필드 위드 버블껌 막대사탕'이었다. 1개당 27.5g이었던 상품이 20g으로 27.3% 줄어들었다. 국내 상품 중에서는 오설록의 '오설록 제주 얼그레이 티백'으로 기존 40g 용량이 30g으로 25% 줄었다.
소비자원은 용량이 변경된 상품의 정보를 '참가격' 웹사이트를 통해 공표하고, 해당 상품의 제조업체와 수입판매업체에 자사 홈페이지 또는 쇼핑몰 등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자율협약 유통업체가 제출한 정보를 통해 확인된 상품의 경우 해당 업체의 매장(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 용량 변경 내용을 게시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원은 "용량 감소 상품에 대한 정보 수집과 조사를 연중 실시하고 모니터링 결과 확인된 상품 정보를 분기별로 제공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상품 구매 과정에서 용량 등이 변경된 상품을 발견한 경우 소비자원 홈페이지의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직접 접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8월 3일부터는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을 제조하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경우에는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