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 건넨 최재영 목사, 경찰 출석 “김 여사도 포토라인 세워 해명해야”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3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는 지난 2월 한 보수단체가 최 목사를 주거침입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인데, 최 목사는 모든 만남이 합의 하에 이뤄졌다며 관련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주거침입이 아니라는 증거물을 가져왔다”며 “샤넬 화장품이 들어갈 때에도 김 여사와 김 여사의 비서가 접견 일시와 장소를 알려줬다. 디올백도 똑같았고, 심지어는 양주가 들어갈 때에도 비서가 ‘연락주실거에요’라고 답변을 하는 등 모든 건 김 여사 측과 정식으로 합의 하에 만남이 이뤄진 것이지 그냥 툭 치고 들어가서 선물을 주고 나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가 언더커버(위장잠입) 차원에서 제공한 선물을 무분별하게 다 받으셨다는 것”이라며 “언더커버 차원에서 청탁을 시도했는데 일부는 반응이 없었지만 일부는 청탁을 들어주려고 측근 비서와 대통령실 과장, 관계 부처 직원을 서로 연결해 주고 도와주려고 시도했던 게 이 사건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를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네고 청탁을 시도했다는 점을 거듭 인정했다.

그는 “언더커버 취재 차원에서 김 여사와 관계를 유지하고 그분을 만나기 위한 마케팅 명목으로, 또 청탁에 목적을 두고 분명히 다양한 선물을 제공했고 다양한 청탁을 시도했다. 제가 부정하지 않는다”며 “거기서 제가 죄목이 있고 혐의가 있어서 처벌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처벌을 받을 것이고, 김 여사도 처벌을 받으셔야 한다. 김 여사는 저처럼 포토라인에 서시고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해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를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목사는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가 귀국하면 검찰은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대통령실을 압수수색하고 김 여사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제가 아크로비스타에 양주와 여러 선물을 갖다줄 때 적은 선물 장부를 경호처에 가서 압수수색하면 누가 어떤 선물을 갖다줬는지 다 나온다”며 “민원인들을 모아 김 여사를 접견하게 하고 청탁을 성사시킨 김 여사의 측근 비서와 대통령실 직원을 소환해 압수수색하면 모든 실체가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목사는 지난 1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종결 처리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권익위가 저를 한 번도 서면조사나 대면조사를 하지 않고, (신고가 접수된 뒤) 6개월 동안 가만히 있다가 하필이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간 날 급급하게 종결 처리했다는 것을 듣고 저는 굉장히 분노했다”며 “종결처리 근거가 사건에 대한 해당자를 불러서 내용을 들어본 게 아니라 법리적 책자를 놓고 한 시간 반 동안 설전을 벌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이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고, 설사 관련성이 있다 해도 최 목사가 미국 국적의 외국인이라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권익위의 추가 설명에 대해서도 “궤변에 가까운 답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제가 미국 국적의 미국 시민권자이긴 하지만 (권익위가 근거로 든 법 조항에서 말하는) 외국인은 일반적인 외국인이 아니라 장관이나 국가수반 등을 말하는 것이지 일반 외국인이 아니다. 조항의 해석이 잘못됐다”며 “전달한 선물도 내 돈으로 산 게 아니라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직접 선물을 구입했고 구입한 장면도 영상물도 찍었다. 저는 선물을 전달만 한 것이지, 소유권은 서울의소리 언론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결정을 무모하게 내린 건 국가 청렴도를 훼손하는 아주 나쁜 조치”라며 “오히려 특검 추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밖에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