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되감아 돌아보는 그때는 알지 못했던 사랑 이야기, 연극 ‘꽃, 별이 지나’

연극 '꽃, 별이 지다' 공연 사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이별,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듣다 보면 99%가 다 내 이야기 같다.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을까’ 싶게 이 노래들의 가사는 누가 들어도 공감되고 위로를 준다. 물론 공식적인 통계 자료나 여론 조사는 확인된 바 없다. 동의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겠지만 노래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담아내는 모든 예술 작품들은 ‘공감’과 ‘위로’를 준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의 20주년 퍼레이드 세 번째 작품이자 신작, 연극 ‘꽃, 별이 지나’가 그런 작품이다. 이 작품은 6월 8일 개막 이후 관객과 성공적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 작품은 2022년 성수아트홀에서 ‘사랑의 형태’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바 있다. 연극 ‘꽃, 별이 지나’는 제목이 주는 느낌대로 드라마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사랑과 선택이 모여 이루어지는 이야기


무대에는 선한 얼굴을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정후다. 정후의 독백은 치매 걸린 할머니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동생 미호와 치매 걸린 할머니, 미호의 친구 희민이와 지원을 무대 위로 끌어낸다. 제주도에서 예쁜 꽃집을 하는 미호는 춤 같고 노래 같은 아침을 맞는다. 친구 희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꽃을 만들기 시작한 미호의 기억은 다시 얽히고설킨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연극 '꽃, 별이 지다' 공연 사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이 작품은 인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 순서를 사용하지 않는다. 무대는 하나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과정을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춤과 마임의 중간 지점으로 표현되는 배우들의 움직임은 느리게 되감는 화면을 보는 듯하다. 시간을 시각화하는 이 장면들은 처음에는 낯섦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미호가 마주하게 되는 기억들은 꽃에 비유되고, 꽃은 배우들의 신체로 표현된다. 이런 장치들은 평범한 드라마에 독특한 색깔을 입힌다.

이야기는 다시 희민과 지민의 사랑 이야기로 되감기 된다. 지원의 뒷모습마저 사랑했던 희민과 희민의 순수함을 사랑했던 지민의 사랑, 아주 오랜 옛날 강아지 이름으로 지어 놓은 미호를 손녀의 이름으로 지은 할머니의 사랑, 미숙해서 잃어버린 엄마에 대한 사랑. ‘꽃, 별이 지나’는 우리가 어리석어 그때는 알지 못했던 사랑 이야기를 되감아 준다.

배우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공감과 위로


우리의 선택은 열에 아홉을 잘못된 결말을 만들거나 후회로 귀결된다. 연극은 우리가 하게 되는 많은 선택들이 행복한 결말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누구의 잘못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극의 시작에서 들려주는 정후의 독백이 그렇다. 할머니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치매 걸린 할머니를 지켜보기 힘들어 떠난 미호가 혹여 자신을 탓하지 않도록. 누군가의 죽음이 자신의 소홀함 때문이라고 자책할 많은 사람에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공연 감상에 ‘공감과 위로를 준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진짜 ‘공감’과 ‘위로’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말이다. ‘공감’은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것에서 시작된다. ‘위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공감하지 못한다면 위로도 위로가 아니다. 연극 ‘꽃, 별이 지다’가 공감과 위로로 다가온다면 우리는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느꼈다는 뜻이다. 연극을 보는 맛은 이런 데에 있기도 하다.

연극 '꽃, 별이 지다' 공연 사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미호 역에는 배우 김지현, 정연, 조혜원이 캐스팅됐다. 미호의 오빠 정후 역에는 배우 진선규, 김설진, 최지현이 무대에 오른다. 할머니 역에는 배우 최미령, 이다아야가 동화같은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지원의 남자친구 희민 역에 배우 이희준, 김대현이, 희민의 여자친구인 지원 역은 배우 임세미, 고보결이 맡는다. 특히 ‘간다’의 원년 구성원인 배우 진선규는 도드라지지 않는 위치에서 무대의 중심을 잡는 따뜻한 연기를 선보인다. 연극 <꽃, 별이 지나>는 8월 18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연극 ‘꽃, 별이 지나’

공연 날짜 : 2024.6.8(토) ~ 2024.8.18.(일)
공연 장소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공연 시간 : 평일 8시/ 주말 및 공휴일 2시, 5시 30분 (월 쉼)
러닝타임 : 100분
관람연령 : 중학생 이상
창작진 : 작, 연출 민준호/안무 김설진
출연진 : 김지현, 정연, 조혜원, 진선규, 김설진, 최지현, 최미령, 이다아야, 이희준, 김대현, 임세미, 고보결
공연 문의 :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070-433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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