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새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진숙이라니

윤석열 대통령이 새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 후보자가 "오랜 기간 언론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의 공공성을 확보하여 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런 소개에 전혀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김재철 전 MBC 사장 체제에서 홍보국장을 맡아 언론노조 탄압과 민영화를 옹호했던 인물이다. MBC에서 나온 이후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영입 인재'가 되어 정치권에 몸 담았고,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엔 캠프의 언론특보로 뛰었다. 물론 일주일 만에 해촉되긴 했지만 말이다. 결국 "언론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추진력"이나, "미디어의 공공성 확보" 혹은 "국민의 신뢰 회복"과는 대척 지점에 섰던 인물이다.

이 후보자가 밝힌 지명 소감도 '선전포고' 수준이었다. 이 후보자는 이동관,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강변했다. 두 전임자가 권력의 비위를 맞춰 방통위를 파행적으로 운영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 의사도 드러냈다.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이고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는 "가짜 허위 기사들"이라고 단언했다. 이 후보자처럼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후보자의 극단적 인식은 "공영방송이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말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공영방송의 "다수 구성원이 ‘민노총’(민주노총)의 직원"이라고 주장했다. 황당한 이야기다. 공영방송의 노동자들을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인가. 이 후보자가 방송사의 경영진이었다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만한 이야기다. 이런 위헌적 사고를 뻔뻔스레 밝힌 것 하나만으로도 그는 방통위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방통위는 합의제 행정기구로 그 수장은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속내에서 정치권력에 굴종하고 있더라도 최소한 그 외관은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이 후보자에겐 그런 외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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