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총선 개입에 이어 여당 전당대회까지 흔드는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새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김건희·한동훈 '문자읽씹' 파동이 메가톤급으로 부상했다. 다른 이슈를 모두 잠재울 정도다.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는 강력한 1위 후보인 한동훈 후보에 대해 총선 패배 책임론을 부각하며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묵살한 것을 "해당 행위"라고 공격했다. 한 후보는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는 등 수세적으로 방어하다 "이 시점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자제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며 공세적 태도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공방은 9일부터 열리는 TV토론회를 통해 더 크게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와 한 후보 두 사람만 알 수 있는 6개월 전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어떻게 전당대회를 앞두고 제3자에게 전해졌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한 후보가 굳이 나서서 쟁점화할 필요가 없고, 친윤 진영 입장에선 한 후보를 상대로 '배신자론'을 증폭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서 그 출처를 짐작해 볼 수는 있는 듯하다.

일요일인 7일, 대통령실이 나서서 "전당대회 선거에 일체의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항간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서일 것이다. 출처가 어디고 의도가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비 한동훈계 후보들의 속내는 뻔해 보인다.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80%인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의 당내 지지기반에 윤석열 대통령의 위세를 더하면 한 후보를 제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가 안되고 수상한 점이 많다. 그중 가장 황당한 것은 대통령의 부인이 여당 대표와 직접 소통하면서 자신의 행보 나아가 그에 따른 총선 유불리를 의논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밝혔다는 입장은 누가 봐도 선거전략이거나 당의 정무적 판단과 관련된 것이다. 자신이 사과를 해야할 일이라면 하면 그 뿐이다. 당 대표에게 연락을 해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면 따르겠다"는 것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친 행태다.

영부인의 행보는 대통령실을 통해야한다. 사인에 불과한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실을 통하지 않고 여당 대표와 그것도 문자메시지로 민감한 총선시기에 정무적 현안을 다루다니, 그 도발적 행각에 입이 벌어질 따름이다. 더구나 이를 은근히 흘려 전당대회에 개입하려 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런 식의 국정개입, 정치개입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조금도 우려하지 않는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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