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손축구아카데미 아동학대 사건이 보여준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논란을 빚고 있다. 손웅정 감독 등은 아동학대로 학부모에 의해 고발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지난 2일엔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훈련 중 코치 등이 아동들에게 플라스틱 코너플래그로 허벅지를 가격해 상처를 입히는 등 폭력과 폭언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손 감독 등은 해명문을 통해 "코치와 선수 간에 선착순 달리기에 늦으면 한 대 맞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무색하게 지난 6일 공개된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SON축구아카데미 경기 영상엔 손 감독 등이 폭언과 욕설을 쏟아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엔 손 감독이 넘어진 아이를 걷어차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아동복지법에선 아동학대를 ‘아동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학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과 피해자의 증언을 보면 ‘아동학대’가 명백해 보이지만, 이 사건을 둘러싼 우리 사회 여론은 우려스럽다. 포털 사이트 등에 달린 댓글에선 ‘스포츠는 격렬한 운동이기 때문에 훈육이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언론에선 피해 아동 학부모가 거액을 요구한 사실만 부각하면서 사건의 본질이 묻히고 있다.

과거에도 스포츠 분야에서 지도자에 의한 인권 침해와 폭력이 논란이 되어 왔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노력이 이어져왔다. 특히 학생 스포츠의 경우 학교체육진흥법 12조를 통해 ‘학생선수 인권 보호를 위해 인권교육을 실시하며, 인권침해 발생 시 심리치료 및 안전 조치를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민체육진흥법 12조에선 ‘학교운동부 지도자는 학생선수 보호의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 아카데미에선 여전히 나이 어린 선수들에 대한 아동학대와 폭력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폭력적인 지도방식에 학부모들도 동의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부모의 동의하에 스포츠 지도자에 의해 아동학대가 벌어졌다고 해서 이런 잘못이 용인돼선 안 된다.

SON축구아카데미 아동학대 논란은 우리나라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번 사건에 아동학대를 용인하는 식으로 결말이 내려지거나, 사건이 흐지부지 무마된다면 우리 사회의 스포츠 인권, 아동 인권의 후퇴를 초래할 수 있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