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공범 “VIP에 말할 테니 임성근 사표 내지 말라 했다” 녹취 나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6.21. ⓒ뉴시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사건 컨트롤타워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채상병 사건 직후 사표를 내려던 임성근 전 사단장을 만류하고 대통령 측에 구명운동을 했다는 녹취가 공개됐다.

JTBC는 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종호 전 대표와 A 변호사의 지난해 8월 9일 통화 녹취를 보도했다. 두 사람은 임성근 전 사단장 등과 함께 하는 골프모임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난 해병대 출신의 단톡방 멤버다. 통화는 채상병 순직 사건이 일어난 7월 19일에서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녹취에서 A 변호사가 “일전에 우리 해병대 가기로 한 거 있었잖아요. 그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채상병 사건을 묻자 이 전 대표는 “임성근이? 그러니까 말이야. 그래서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해가지고 B가 전화 왔더라고”라고 답했다. 역시 해병대 출신인 B씨는 전직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으로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는 연결해준 인물로 추정된다.

이 전 대표는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원래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 포항에 가서 임성근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문제가 되니까, 사표 낸다고 해서 내가 못 하게 했거든. B가 문자를 보낸 걸 나한테 포워딩을 했더라고. 그래서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 왜 그러냐면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고 말했다.

발언이 사실이라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내용을 B 씨가 정리해서 문자로 보낸 것을 이 전 대표가 대통령 측에 전달한 것이다. 또한 김건희 여사가 이미 안면이 있는 이 전 대표가 평소 대통령 측과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는 전언이 많은데, 임 전 사단장의 진급까지 관여할 것처럼 발언한 셈이다.

A 변호사가 “위에서 그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라고 묻자 “그렇지. 그런데 언론이 이 XX들을 하네”라며 대통령 측이 임 전 사단장을 보호하고 있다는 의미의 말도 했다.

JTBC는 해당 통화에 대해 이 씨는 “자신이 따로 한 것은 없고 A씨가 한 말을 그대로 한 것으로 기억한다”라는 모호한 해명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대표의 블랙펄인베스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거래내역을 엑셀로 정리한 이른바 ‘김건희 파일’을 관리하기도 했다. 2011년 작성된 이 파일에는 김 여사의 증권 계좌 인출액과 잔액 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박균택 의원 질문에 이 전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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