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법사위 탄핵청원 청문회 환영한다

130만명이 넘는 국민이 서명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에 대해 국회 법사위가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헌법과 법률에 어긋나는 폭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지만, 왜 많은 국민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없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법사위는 해당 청원에 대해 19일과 26일 청문회를 개최한다. 채상병 순직 1주기인 19일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등이 증인으로 선다.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을 다루는 26일에는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최재영 목사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청문회를 야당의 대통령 탄핵 시도로 간주하며 “탄핵은 함부로 언급해서도, 함부로 추진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과 법률을 파괴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폭거이자 국론을 분열시키는 망동”이라고 맹비난했다.

국회법은 “제정법률안과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하여야 한다”고 규정할 뿐이다. 각 위원회에 회부된 의안에 대해 의결을 거쳐 청문회를 여는 것은 법률상 아무 문제가 없다. 이미 법사위는 채상병특검법 청문회를 통해 적지 않은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청문회가 탄핵을 위한 사전 절차라는 여당의 주장도 억지다. 청문회 결과 탄핵 여론이 높아져 절차가 시작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탄핵이 심각한 정치행위라는 점은 동의하지만, 절대 하지 못할 일로 표현하는 것은 우습다. 그 당 정치인들 상당수도 박근혜 탄핵에 동참하지 않았나. 국민의힘은 심지어 이번 청문회를 북한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몰아가는 황당한 태도를 보였다. 독도 수호도 북한과 같이 주장하면 종북세력이 된다는 식의 주장이야말로 북한 중심적 아닌가.

국민의힘은 짧은 시간 130만이 넘는 국민이 불편을 무릅쓰고 청원에 참여하고, 탄핵에 동의한다는 비율이 50%가 넘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사실은 벌써 집단망각했다. 경제도, 외교안보도, 민주주의도 파탄났는데 영부인과 전직 여당 대표가 문자를 놓고 다투는 엽기적인 모습을 매일 보여준다. 국민 입장에서는 탄핵 그 이상도 왜 못 하겠는가. 법사위 청문회를 막을 것이 아니라 분노한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

아울러 5만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에 의안이 회부되는 입법청원은 처리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다. 그동안 국민의 소중한 목소리가 국회의 무관심으로 사장되는 일이 많았다. 이번 청문회는 국민의 정치참여에 모처럼 국회가 역할을 한 사례다. 대통령이 국정을 팽개치고, 행정기능이 정권보위 수단이 된 현실에서 국회가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와 민생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비상한 수단을 동원해야 함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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