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컨트롤타워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해병대 골프모임 멤버와의 통화 녹취에서 언급한 “VIP”는 “김계환 사령관이었다”고 주장했다.
10일 중앙일보·동아일보와 M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언급한 ‘VIP’가 누구를 의미하는지 MBC 기자에게는 “모른다”고 잡아떼다가 중앙일보·동아일보 기자가 묻자 “해병대사령관”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JTBC는 채 상병 순직사건 관계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운동 정황이 담긴 이종호 전 대표와 B 씨의 대화 녹취(2023년 8월 9일 통화)를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계좌가 쓰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이 녹취를 들어보면,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출신 단체대화방 구성원에게 “임성근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A가 전화 왔더라”라며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 B 씨가 “VIP 쪽에서 지켜주려고 했다는 거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그렇다. 그런데 언론이 이XX들을 한다”라고 답했다.
통상 ‘VIP’는 대통령을 뜻한다.
그런데 해당 녹취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논란’이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으로 번지자, 자신이 언급한 VIP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날 녹음된 다른 통화 녹취에서 이 전 대표는 경찰 고위간부 승진 로비에 관한 말도 꺼냈다. 그는 “좀 있어봐라. 내가 그것도 하고 오늘 C 건도 연락이 와서 C 것도 오늘 저녁때 되면 연락이 올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B 씨가 “C가 누구냐”고 하자, 이 전 대표는 “C 서울 치안감”이라며 “별 두 개 달아줄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그 정도는 주변에 데리고 있어야 하지 않냐”라고 말했다.
여기서 별 두 개란 경찰에서 3번째 고위직인 치안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치안감은 무궁화 두 개다. 다만, C 씨는 현재 지방경찰서 서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하지는 못했다.
이 전 대표 말대로 VIP가 해병대사령관을 의미한다면, 왜 당일 다른 녹취에서는 경찰 고위직 인사를 언급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