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영표 작심 비판에도, 홍명보 감독 선임 강행한 축구협회

홍명보 울산현대HD 감독이 지난 4월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 울산 HD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4.04.17.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등 축구인들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을 강행했다.

축구협회는 13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공식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10~12일 이사회 서면 결의를 실시한 결과, 이사 23명 가운데 21명이 찬성해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에 공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6일만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된 것이다.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사실을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던 전력강화위 소속 위원도 몰랐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축구협회는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국가대표 출신의 박주호 전 위원이 유튜브 생방송 도중 해당 소식을 접하고 놀라는 장면이 노출됐고, 이후 박 전 위원은 전강위 내부의 논의 과정을 폭로했다.

방송 이후 축구협회가 박 전 위원에 대한 법적대응을 언급하면서 이른바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전 국가대표 선수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천수 전 선수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어차피 국내 감독으로 정해놓았던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은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 “이런 결정이 과연 대표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 등의 비판을 이어갔다.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박지성과 함께하는 MMCA 플레이 : 주니어풋살'에서 축구 꿈나무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2 ⓒ뉴스1


12일에는 오랜기간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가 작심 비판을 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축구협회가 체계를 바로 세우리라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는데, 지금은 체계 자체가 무너졌다”면서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올바른 선임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결국 모든 걸 새로 쌓아가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고 했다.

박 디렉터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퇴 요구 여론에 대해 “회장이 내려와야 한다, 말아야 한다 등 의견이 많은데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장기적으로는 협회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립해야 한다”면서 “결국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감독 선임을 번복하느냐 마느냐는 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축구 ‘레전드’ 선수들에 앞서 축구팬들의 비난 여론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었다. 특히 홍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나면서 하루 아침에 팀의 감독을 잃게 된 K리그 울산 HD의 팬들은 홍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일 광주전에서‘피노키홍’, ‘축협의 개 MB’, ‘K리그 무시하는 KFA 아웃’ 등의 걸개를 들고 시위를 했고, 경기 전후에는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 등의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비판 여론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박 디렉터의 비판 발언이 있었던 바로 다음날 홍 감독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공식적인 이사회 승인이 결정됨에 따라 홍 감독은 공식적으로 대표팀 감독직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홍 감독은 세계 축구 흐름을 파악하고 분석에 도움을 줄 외국인 코치 후보를 면담하기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선다. 앞서 지난 8일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전술 측면 보완을 위해 유럽 출신 코치 2명을 둔다는 계약 조건을 홍 감독에게 제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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