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출신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임성근 골프모임을 제안하는 메시지가 올라왔을 당시 모습. ⓒJTBC 화면 캡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함께 해병대 출신 카카오톡 단체방(‘멋쟁해병’) 멤버인 사업가 최모 씨가 올해 7월 초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찾아가 공익제보자 김모 변호사를 믿지 말라는 취지로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민중의소리’ 취재에 따르면 최 씨는 이달 초 박정훈 대령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지난달 말 JTBC가 보도한 ‘임성근 전 사단장과의 골프 및 저녁 식사 모임 추진’과 관련한 해병대 출신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 내용을 언급하면서, ‘김 변호사가 임성근과 이종호를 엮으려고 하는데 믿지 말라’는 말을 전했다. 이에 박 대령은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며칠 뒤에도 박 대령의 동기이자 박 대령 구명 운동을 하고 있는 한 인사를 찾아가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임성근 골프 모임’ 보도 이후 복수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에게도 김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최 씨가 박 대령 등을 만났을 때는 ‘골프 회동’ 보도를 기점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 배경과 임 전 사단장이 구명되는 과정에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이종호 전 대표를 통한 로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또한 김 변호사가 공익제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이었다.
현재까지 드러난 카카오톡 단체방 메시지 및 이종호 전 대표의 통화 녹음에서 최 씨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 측과의 골프 모임을 제안한 사람은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모 씨였고, 이 전 대표의 통화 녹음에서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의 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 역시 송 씨였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수면 위로 드러나지도 않았던 최 씨가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 사이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공익제보자인 김 변호사 제보의 신빙성을 훼손시키려는 시도를 한 배경에 의문이 생긴다.
최 씨는 박 대령에게 카카오톡 단체방에 등장한 이 전 대표의 “삼부 내일 체크하고” 메시지에서 ‘삼부’가 삼부토건의 삼부가 아니라 골프장 운영 시간대 ‘3부’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고 한다.
그 이후인 이달 9일부터 이 전 대표가 김 변호사와의 작년 8월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고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 녹음 파일 내용이 공개됐다. 본지 취재에서는 이 전 대표가 김 변호사와의 작년 9월 통화에서 ‘삼부토건’ 오너 일가를 언급한 적이 있다는 내용도 확인됐다.
‘민중의소리’는 최 씨에게 박 대령 접촉 경위와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하고자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최 씨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