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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동해 석유시추, 액트지오의 점심 식사도 비공개?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 ⓒ뉴시스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동해 석유·가스 시추 발표를 한 이후에 숱한 논란들이 일어났다. 논란의 핵심은 ⓵왜 갑자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발표했는지, ⓶대통령 발표의 근거가 되었다는 용역을 수행한 액트지오(ACT GEO)라는 회사는 신뢰할 만한지 등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6월 8일과 9일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여러 건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한 차례 연장하더니, 대부분의 정보에 대해 정보비공개 통보를 해 왔다.

수·발신 문서목록도 공개거부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통보내역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통보내역 ⓒ하승수 제공

온전히 공개한 것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통령 발표 이후에 급하게 구성한 TF 구성 문건뿐이었다. TF에 차출된 공무원 명단 정도를 공개한 것이었다.

나머지 핵심적인 문서들은 대부분 비공개했다. 액트지오가 수행했다고 하는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평가’ 용역과 관련된 문서들은 비공개했다. 대통령이 직접 발표를 했고 최소 5천억원 이상의 국민세금이 사용될 시추작업의 근거가 되는 핵심 용역결과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동해 석유ㆍ가스 시추와 관련해서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통령실 등과 주고받은 문서 목록의 공개도 거부한 것이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문서목록은 특별한 예외가 아니면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정보이다. 더구나 이미 대통령이 발표까지 한 마당에 문서의 제목, 날짜 정도가 나와 있는 목록도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이상한 일이다. 도대체 무엇을 감추고자 하는 것인가?

공개로 분류되었던 문서도 비공개


이뿐만 아니라 한국석유공사는 스스로 ‘공개’로 분류해 놓았던 문서조차 비공개했다. 이 문서는 액트지오 직원 2명이 작년 2월에 한국석유공사 구내식당을 이용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이다. 제목이 “협력사 직원 사내식당 중식신청(ACT-GEO사 직원 2명)”이라는 문서이다.

문서 제목만 봐서는, 작년 2월에 ACT-GEO사 직원 2명이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석유공사의 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것 같다. 그러나 정확한 내용은 문서를 봐야 알 수 있기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이다.

이 문서의 제목은 필자가 정보목록을 검색하다가 찾아낸 것인데, 분명히 ‘공개’라고 분류가 되어 있었다.

2023년 2월 24일자로 작성문 문서. ‘공개’로 표시되어 있다
액트지오 직원 2명이 작년 2월에 한국석유공사 구내식당을 이용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 ⓒ하승수 제공

그래서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이조차 비공개를 한 것이다. 비공개 이유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국민 세금이 투입될 시추사업의 핵심근거가 된 용역을 수행한 용역회사의 직원이 한국석유공사 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느냐가 사생활인가?

게다가 이 문서는 애초에 한국석유공사 스스로 ‘공개’로 분류했던 문서였다. 그런데 석유시추가 국가적인 관심사가 된 지금 ‘비공개’를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에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동해 석유ㆍ가스 시추를 하려면 결국 거액의 국민세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아마도 9월에 나올 2025년 정부 예산안에 시추비용 예산도 포함될 것이다.

국회는 이 예산을 그냥 통과시켜줘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의혹이 제기되고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언제, 어떻게 이 사안을 인지했고, 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기로 결정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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