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최종 지향점은 누구나 사랑하는 한국 대표 극단”

박정희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올해 4월에 취임한 박정희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이 향후 3년 운영 기조를 발표하면서 거듭 강조한 것은 "누구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을 만드는 것"이었다.

박 예술감독은 16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더 나아가 세계 시민도 애정할 수 있는 극단이 되는 것, 그것이 제1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겐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연출·배우들이 세계적인 수준에서 어떤 면에선 넘어서 있다. 그들을 통해서 한국 연극의 위상을 높이길 바라는 바람이 있다. 저는 세계 무대에 한국 연극의 위상을 보여주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 예술감독은 '연극 수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묻자 "수출하는 것은 국제교류를 할 수 있는 피디를 채용 모집하고 있다"면서 "서류가 마감됐고 심사에 들어가서 그분과 같이 일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면서 "제가 몇몇 외국에 알고 있는 연출과 접촉을 통해서 의견을 타진해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정희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이 16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3년 운영 기조를 발표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현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 터를 잡은 국립극단은 2025년 남산 국립극장으로 사무공간을 이전한다. 그래서 내년부터 관객은 국립극단의 작품을 국립극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K-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대형작품을 올리고, 달오름극장에서는 시대의 문제작을 개발해 선보인다.

박 예술감독은 해오름극장과 달오름극장에 올리는 작품들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달오름극장의 작품은) 균형 감각 때문에 동시대 문제작을 선택했다"면서 "(기존) 국립극장에선 고전을 창극으로 하거나 현대화시킨다. 거기서 빠진 게 동시대 작품이다. 그래야 국립극장과 균형이 맞는 것 같아서 동시대 문제작을 하겠다고 결정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K-콘텐츠 작품에 관해선 "K-콘텐츠라는 말을 쓰는 것은 약간 망설이긴 했다"면서 "K-컬처,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알려지지 않은 영웅(unknown heroes)이라고 우리나라 역사에서 예술가도 그렇고 숨어있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분들을 드러내서 한국 특유의 소재와 세계의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자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류나 K-컬처, K-팝에 연합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만이 발굴할 수 있는 소재와 양식을 통해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또한, 국립극단은 명동예술극장의 가동률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극단 측은 코로나19 당시 60%대에 머물렀던 명동예술극장 가동률을 올해 80%, 내년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립극단은 기존 공연 중 양질의 작품을 재발굴하여 레퍼토리화 하는 'PICK시리즈(가칭)'도 선보인다.

박정희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이 16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3년 운영 기조를 발표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또한, 희곡의 가능성을 중심으로 익명 투고와 낭독회로 운영되어 온 희곡 공모 사업은, 상금 규모를 파격적으로 확대한다.

기존에 연극 연출가 및 작가를 대상으로 했던 아티스트 창작 지원 사업은 대상을 다각화한다. 신규 사업 '창작트랙 180°'는 6개월마다 1명의 아티스트를 선발하여 장르 제한 없이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시즌 단원제는 기존에 1년이었던 활동 기간을 2년으로 늘린다. 프로 무대 5년 이상 경력의 60세 이하 배우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비장애 관객부터 장애 관객까지 다양한 관객을 향한 스킨십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극단 이정현 홍보담당자는 "배리어프리 공연에 대해서는 하드웨어적 측면에선 어느 정도 가이드가 잡혔다고 생각한다"면서 "장애인 관객을 극장으로 오게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올 초 홍보마케팅팀에서 우리가 장애인 기관에 근무하시는 홍보담당자에게 어떻게 하면 그분들께 공연을 알리고 모실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예술감독은 "가능하다면 단체관람이라던가 그런 것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명동예술극장 ⓒ국립극단 제공

박 예술감독은 임기 기간에 해보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극단적으로 형식 실험을 할 것 같다"면서 "서사도 망가지지 않고, 형식적으로 독특하겠지만, 새롭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제가 나이도 들고 그래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인간과 연극적 형식이 우리가 풀 수 있는 무대에서 어디까지 실험할 수 있는가를 제가 시도해 보려고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2001년부터 극단 풍경을 이끌어 왔으며, '철로', '하녀들', '이영녀' 등 예술성 높은 작품을 연출했다. 또한 '히어', '오일' 등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에서 연극영화대중미디어학을 수학했다.

박 예술감독은 지난 4월 18일 취임했고, 임기는 오는 2027년 4월17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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