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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부 내일 체크하고’ 주가조작 의혹 철저히 조사해야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실행한 이종호씨가 해병대 출신 인사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세간의 의심처럼, 이씨가 언급한 삼부가 건설사 삼부토건을 의미한다면 이는 단순한 의혹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씨는 자신이 언급한 ‘삼부’를 골프장 야간 운영 시간인 ‘3부’라고 주장하지만, 해병대 골프장을 포함해 군이 운영하는 35개 골프장 모두, 주간 시간인 1부와 2부만 운영했다는 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이씨 언급이 있은 직후부터 삼부토건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만약 이씨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을 미리 알았다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당 사익 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수년간 삼부토건 대주주 면면을 보면 의구심은 더 커진다. 삼부토건은 기업회생절차를 마친 2017년부터 석연치 않은 금융자본이 수차례 대주주를 차지했다. 이른바 라임사태의 주범으로 주가조작 혐의가 확정돼 징역 20년 형을 받은 조모씨 아버지가 최근까지 삼부토건의 주요 주주였다. 조모씨 아버지로부터 삼부토건을 매수한 이모 회장 역시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대주주가 손바뀜될 때마다 삼부토건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곳간은 점점 비어갔다. 소위 ‘이낙연 테마주’ ‘윤석열 테마주’로 불리며 여러 주가조작 의혹에 휘말렸던 것이 바로 이때다. 국내 건설업 면허 1호 삼부토건은 금융세력의 놀이터로 변질된 지 오래다.

주가조작 전과가 있는 이씨가 최근 삼부토건 주가 폭등과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했다면, 이는 자본시장 투명성과 일반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 행위다. 금융감독 당국은 지금이라도 국민적 우려가 커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는 삼부토건 주가 폭등 원인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었다는 데 주목한다. 이씨가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긴 지 불과 48시간여 만에, 우크라이나 영부인 방한이 확정됐다. 대통령 부부 면담도 진행됐다. 이를 단순한 우연이라 보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국정농단의 망령이 다시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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