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병 1사단 출신’ 민주당 이재강 “윤 정권은 보수 참칭 세력”

“민주당, 풀뿌리 직접민주주의 전면화해야” 강조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6 ⓒ민중의소리


민주당 이재강 의원은 학사장교 출신으로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서 복무, 중위로 예편했다. 해병대가 아직 해군 소속이던 시절이었다. 이 의원의 해병대 후배이기도 한 채상병의 순직 1주기를 맞았지만, 아직 죽음의 진실과 책임이 가려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몇 번이나 “참담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부하는 상관의 지시를 따르고, 계급이 높을수록 더 큰 책임을 지는 조직이 군”이라며, 채상병 순직 사건 경찰 수사 결과 임성근 전 사단장이 검찰 송치 대상에서 빠진 점에 대해 “이게 우리 군의 모습이라니”라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임성근 구명로비와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그는 “최고 권력의 외압과 은폐 시도가 숨어있는 정치 게이트”라며 “정권을 구하는 것을 나라를 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보수 참칭 세력”이라고 ‘용산’을 겨냥했다. 아울러 “보수의 핵심 가치는 전통에 대한 존중이고, 그래서 공동체에 대한 희생과 애국심을 강조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거쳐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다녀온 외교통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평화부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현 정부의 외교 방향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익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표적인 것이 엄청난 중국발 무역적자”라며 “우리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해외에서 보복하기 쉬운 경제 구조인데 정부가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이른바 ‘한미일 동맹 논평’에 대해서도 “한미일 동맹은 한반도 유사시 전범국인 일본의 자동개입을 의미하며,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에서 일본의 지휘하에 우리가 따라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최근 70명에 달하는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의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영국에서 20여년 살면서 본 풀뿌리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전부터 이재명 대표에게 강하게 이야기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당원이, 국민이 후보를 선정하는 시대”라며 “제 지역구인 의정부에서는 오는 지방선거부터 당원들이 지역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뽑는다고 선언했고, 이미 출마희망자들이 열심히 활동중”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이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6 ⓒ민중의소리


-해군 안에 소속돼 있을 당시 해병대에 근무했다.
=학사장교로 포항 1사단에서 근무했다.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국방부 청사 졸속 이전이나 채상병 순직 사건을 보면서 보수정권인데 안보를 경시한다는 평가가 많다.
=본래 정치학에서 보수의 핵심 가치는 기존 질서와 제도, 전통에 대한 존중이다. 그래서 국가 또는 공동체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희생과 애국심을 특히 중요시한다. 윤석열 정부는 그런 보수의 가치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에 열다섯 번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정권을 구하는 것을 나라 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야말로 보수 참칭 세력이다.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나 ‘월권이지만 직권남용 아니다’라는 경찰 수사 결과 어떻게 보나.
=부하는 상관의 지시를 따르고 계급이 높을수록 더 큰 책임을 지는 조직이 바로 군이다. 임 전 사단장이 상관으로서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그를 혐의자에서 제외한 경찰 수사 결과 보면서 이게 우리 군의 모습이라니 참담하다.

-해병 전우들 간의 상처도 크다.
=저도 해병 출신으로서 후배의 죽음에 국회의장님도 만나 뵙고 전우들과 힘을 모아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해병전우회에는 보수 쪽도 많다. 정권의 사건 은폐 시도로 인해 해병을 분열시키는 사태까지 생겨 무척 안타깝다.

-당의 주요한 외교통이다.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 방향을 어떻게 보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기존 질서나 무너지고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익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대표적인 것이 엄청난 중국발 무역적자인데 대중국 전략을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해외에서 보복하기 쉬운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데 정부가 외교정책에서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한미일 동맹’ 논평으로 파문이 크게 일었다. 실수라며 정정했는데, 이게 간단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한미일을 하나로 묶는 것은 냉전체제 대소련 방위구상에서 시작됐고, 이를 마셜 독트린이라고 한다. 현재 미국이 중국과 전략경쟁을 하면서 이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전략에 그대로 끌려 들어가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실제 한미일 동맹 체제가 되면 뭐가 달라지나.
=미국은 2차대전 이후 ‘바이털 얼라이언스’인 일본을 중심에 놓고 동아시아 전략을 세웠다. 윤 정부가 들어서니 전략을 수행하기 아주 용이해진 것이다. 그러나 한미일 동맹은 우선 한반도 유사시에 전범국인 일본의 자동개입을 의미한다. 또한 한미일 동맹의 중심은 일본이다.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문제가 터지면 일본을 따라서 한국도 개입하라는 것이다. 국가 존망이 걸린 위태로운 상황이 될 수 있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시절인 2020년 6월 17일 이재강 의원이 경기도 포천시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 중인 대상에 물품 반출 금지를 알리는 '위험구역 설정 및 행위금지 행정명령(대북전단 관련 물품 반출 금지) 통지'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기도 제공

-대북전단이 오물풍선을 부르고, 군사분계선상의 사격훈련 개시까지 갔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오물풍선 원점 타격을 운운했다.
=원점타격은 남북이 국지전을 하자는 것이다. 이러니 140만명 넘게 서명한 윤 대통령 탄핵 청원에 전쟁 위기 조성, 평화통일 의무 위반이 나오는 것이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시절에도 대북전단 막느라 애를 많이 썼다.
=2020년 6월 부지사 때 대북전단을 빌미로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경기도에서 즉시 김포, 파주, 연천 등 6개 지역을 사회안전법 등에 근거해 위험지역으로 선포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하게 막았다. 이듬해 1월에 대북전단 살포 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이후 문제가 없었는데 올해 4월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나면서 다시 살포가 시작됐다.

-접경지역 주민들 만나면 뭐라 하나?
=주민들 만나면 정말 심각하고 눈물 난다. 접경지역에 농사를 짓는데 긴장이 조성되면 농작물 관리도 못 하고 심지어 추수도 못 한다. 또 요즘 접경지역 전망대 등에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위험이 높아져 관광객이 끊기면 손실이 아주 크다. 주민 만나면 정치인들 뭐하냐고 쓴소리가 대단했다.

-당시 정세균 총리와 함께 주민들 만나기도 했다고.
=2020년에 정 총리님과 김포 월곶에서 지역주민들 찾아뵀는데, 주민들이 대남방송 안 들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해서 충격이었다. 그분들 평생을 대남방송의 엄청나게 큰 소음에 시달렸다. 어차피 군사분계선 인근 북쪽 지역엔 사람이 거의 안 산다. 확성기로 인해 우리 피해가 훨씬 크다. 기자들이 많이 가서 주민들 직접 만나야 한다. 만나보면 생각하는 것보다 위기감이 심해 깜짝 놀란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민주당 18명 의원으로 대북전단 대응 및 한반도 평화수호 TF 만들어서 활동 시작했다. 그리고 대북전단 살포 방지법을 패키지로 입법할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하는 사람들 많이 봤고 잘 아는데, 북에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후원받는 돈벌이 목적이 크다. 몇몇 보수세력의 돈벌이 때문에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국가의 평화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6 ⓒ민중의소리

-최근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의 대표로 선출됐다. 70명으로 국회 최대계파라는 우스개도 있던데.
=이재명 대표도 내가 자기보다 힘센 대표라고 하고, 예결위원장 박정 의원도 예결위 56명이라 최대 계파 놓쳤다고 하더라. 우리 초선들이 역사의 물줄기 제일 앞에 섰다고 본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당원중심 직접민주주의다. 초선들이 앞장서서 실천해야 한다.

-외부에선 ‘개딸’ 프레임에 이어 당이 이재명 일극체제가 됐다고 평가한다.
=무도한 정권이 정치검찰을 이용해 보복행위를 하면서 이재명 대표만 보이는, 일극화 상황을 연출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당 안을 보면 전혀 다르다. 일극체제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재명이 아니라 당원들이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는 주장인가?
=그렇다. 당원들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이재명 대표가 상황을 타개할 지도자로 부각된 것이다. 당원의 결정에 따라 정당한 정치적 지위를 확보하고 그에 매진할 뿐이다.

-총선 공천 때도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이재명 스타일이 누구 지명하고 그러지 않는다. 당원들이 그렇게 움직인 것이다. 제 경우를 봐도 험지라면 험지인 의정부에 연고도 없이 왔다. 경선하면서 캠프 사람들과 ‘왜 우린 개딸 명단도 하나 없냐’며 같이 웃었다. 결국 당원과 주민들의 뜻에 따라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친명 공천은 말도 안 된다. 이제 당원이, 국민이 후보를 뽑는 시대가 됐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조하더라.
=영국에서 20년 살면서 민주주의 제도를 많이 관찰하고 연구했다. 예를 들어 ‘숏리스트’라고 있다. 간단한 명단이라는 것인데, 기초든 광역이든 시장이든 국회의원이든 선거가 있으면 후보를 모아 숏리스트를 만든다. 당에서 누구를 넣기도 하고, 지역에서 추천하기도 한다. 그걸 모아서 지역전당대회에서 투표해서 후보를 뽑는다. 옥스퍼드 사전에는 숏리스트가 ‘입후보 하다’라는 의미의 동사이기도 하다.

-좋긴 한데 지역구에서 실행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의정부에서는 모든 선거의 후보를 당원들이 지역전당대회 열어 뽑는다고 이미 선언했다. 2년 뒤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이미 출마 희망자들이 동마다 열심히 활동 중이고 당원모임도 북적북적하다. 이런 게 풀뿌리 직접민주주의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갖던 권력은 줄어들겠다.
=민주당은 당원 250만명으로 민주국가 중 세계에서 가장 큰 정당이다. 나는 이재명 대표에게 풀뿌리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예전부터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당에서 공천심사를 왜 하냐, 당원들이 뽑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의정부도 당원 8,900명 중 6개월 이상 당비 낸 명단 추리면 3,800명쯤 된다. 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움직이면 당이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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