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청문회를 막말로 뒤덮은 이진숙 후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청문회 전부터 과거 발언과 각종 의혹으로 말이 많았던 후보지만 청문회를 통해 해명되기는커녕 더 많은 말을 만들어 냈다.

이 후보자가 그동안 보여왔던 극우 편향 언사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과거의 말실수 정도가 아님이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지적되자 이 후보자는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겠다”고 답변했다.

노동관은 더 심각하다. 2012년 MBC 파업 당시 MBC 기획홍보본부장이었던 이 후보자는 외부 업체와 6개월 동안 2억5천만 원에 달하는 용역 계약을 맺고 노조 비방을 모의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이 후보자는 노조 파업으로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위기 운운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리스크 매니지먼트, 위기관리 계약을 맺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에 저항했던 언론인들을 이 후보자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이 후보자가 MBC 보도본부장이었던 시절 ‘세월호 전원 구조’라는 초대형 오보는 물론 참사 당일 ‘세월호 유가족 보험금’ 운운하는 패륜적인 보도로 유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 일이 있다. 청문회 자리에서 이 후보자는 이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내용은 최선을 다했다는 정도였다.

이념이나 방통위 운영 방향의 옳고 그름을 차치하더라도 이 후보자는 개인 의혹에 대해서 어느 것 하나 그럴듯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골프장이나 유흥주점에서, 자택 인근 마트에서, 빵집에서,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결제했다. 다른 인사들의 법인카드 논란에 비추어 보면 수사를 받았어도 이상하지 않을 규모와 횟수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기본적인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영업비밀’이라는 황당한 대답만 내놓았다.

청문회를 통해서 이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끝났다. 이 후보자가 그동안 보여줬고 청문회를 통해 확인까지 해 준 편향된 인식은 고쳐질 기미가 없다.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대답하는 태도를 보면 기본적인 공사 구분이 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다른 곳도 아니고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는 적합한 구석이 없다.

이 후보자는 “MBC의 편향성을 시정할 수 있는 그런 이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MBC 경영진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누가 봐도 부적격인 인사를 밀어붙이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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