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공영방송 이사 교체 강행...방통위원장 취임 6시간만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6시간 만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회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대통령 추천 몫 상임위원만 있는 ‘방통위 2인 체제’에서 강행한 졸속 의결로, 야당은 곧장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을 예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소집해 방문진과 KBS 이사 일부를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의에는 이 위원장, 이 위원장과 함께 이날 임명된 김태규 상임위원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이 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했고, 곧이어 김 상임위원도 임명했다.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는 2시간 만인 7시경 종료됐다.

방통위는 오는 8월 12일 임기가 종료되는 방문진 이사 9명 중 6명을 우선 임명했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가 방통위 신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8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KBS 이사진 11명 중 7명도 선임했다. 권순범 현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심위 상임위원 등 7명을 윤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KBS 이사의 경우 방송법에 따라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위원장은 퇴근길 마주친 취재진으로부터 ‘임명되자마자 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한 이유’에 관한 질문을 받자 “법과 절차에 따라서 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되자마자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발언하며 ‘공영방송 손질’을 예고해 왔다.

야당은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의결을 강행한 이 위원장의 행보를 ‘위법’으로 보고 오는 8월 1일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