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숨이 막히고 심장이 울렁거리고 어지럽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지난달 2일부터 전국 각지의 쿠팡 물류센터를 순회하며 받은 제보 중 하나다. 폭염 시기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물류센터 내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지만, 휴게시간도 냉방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쿠팡을 향해 폭염시기 냉방대책을 촉구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달부터 ‘온도감시단’을 운영하고, 물류센터 내부의 온·습도를 재고 체감온도 및 휴게시간 지급 여부를 확인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경기와 인천, 대구, 경남 창원 등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의 상황이 집계됐는데 일부 센터에서는 오전부터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나들었지만 식사 시간 외 별도 휴게시간은 없었다고 지회는 전했다.
정부가 고시한 ‘온열질환 예방가이드’에 따르면, 물류센터와 같이 실내 작업장 노동자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경우 매시간 10분 이상의 휴식 시간을,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매시간 15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항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은 내부적으로 폭염시 체감온도가 33도일 때 하루에 한 번 15분의 휴게시간을, 체감온도가 35도일 때 하루에 한 번 20분의 휴게시간을 준다고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제대로 쉴 수 없다”며 “대구의 한 쿠팡 물류센터는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체감온도가 37도, 38도까지 올라갔지만 20분의 휴게시간을 10분씩 끊어서 쉬라고 한다. 10분의 휴게시간은 휴게실까지 가기에도 짧은 시간이라 현장에서 그냥 가만히 있는다. 온열질환 예방이 전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여름마다 쿠팡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알려지면서 에어컨 설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센터의 일부 층에만 설치되고 있다. 쿠팡은 필요시 어느 곳에서나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에어컨이 설치된 휴게시설인 ‘쿨존’을 확대하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휴식 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쿨존에서 더위를 식히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회에 접수된 또 다른 제보 중에는 쿨존에서 잠시 숨을 돌리려고 하면, “1분이면 열 식었으니 빨리 일하러 나가라”고 질책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지회는 폭염에 노출된 물류센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2시간마다 휴게시간 20분 보장 ▲모든 센터, 모든 층에 에어컨 설치 ▲폭염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회는 이달에도 전국 물류센터를 순회하며 온도감시단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