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자력본부(본부장 이세용)는 “8월1일 오전7시7분경 신한울1호기(140만kW급)터빈이 자동 정지됐다”라고 밝혔다. 2024.08.02. ⓒ한울원자력본부
‘체코 원전 수주’에 들떠 유럽 각국 대사를 내빈으로 초청까지 한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식이 돌연 연기됐다. 준공식 날 신한울 1호기 터빈 작동이 갑자기 멈춘 탓이다. 이 때문에 준공식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던 한국 주재 주요국 대사들은 급하게 차를 돌려야 했다. 이에, “국제적인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후 국내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설립된 ‘원자력안전과미래’는 2일 유튜브 채널 ‘원자력안전과미래’ 게시판에 이같이 비판했다. 또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2일 ‘원전 자랑하려다 망신살만 뻗친 신한울 종합 준공식’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원자력발전소는 종합준공식 날인 지난 1일 고장을 일으켰다. 한울원자력본부는 안전계통과 무관한 설비고장이라고 발표했지만, 고장이 발생한 이날은 유럽 각국 대사를 초청한 종합준공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 2시 정부 주관으로 한울원자력본부 대강당에서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식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날 오전 7시 7분쯤 신한울 원전 1호기 터빈이 정지됐고, 2시간 뒤인 오전 9시쯤 행사 연기를 통보했다. 이 때문에 외교부 초청으로 준공식에 참석하려고 이른 아침부터 차량을 이용해 울진으로 향하던 주요국 대사들은 차를 돌려야 했다. 외교부로부터 ‘꼭 참석해 달라’는 연락까지 받은 터라 각국 대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력안전과미래는 “새 발전소인데 1월에도 고장이 나서 정지하고 조기 핵연료 교체 정비기간에 들어갔는데, 가동 들어간지 3개월여 만에 또 정지됐다”라며 “조금만 바뀌어도 제대로 해결이 안 되는 국내 기술로 체코원전의 거대 설계변경은 재난 수준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홍 수석대변인은 “더 심각한 것은, 애초 이 준공식이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이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의 계획으로는 신한울 3·4호기가 첫 삽을 뜨는 10월에 이 준공식을 함께 열 계획이었으나 최근 급작스레 두 달여가 확 당겨졌다”라며 “애초 제대로 준비도 못 했으면서 전시행정을 앞세워 초래한 사고라면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치명적 재난을 초래할 수도 있는 원전 관련 문제 아닌가”라며 “이 정부 들어 온갖 곳에서 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수많은 사태들에 언제나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