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응원하는 메시지 많이 와..사퇴할 이유 전혀 없다”

광복절 경축식 취소 검토하라 지시해놓고, 서류에 결재한 적 없으니 “취소한 게 아니다” 말장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4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목을 축이고 있다. 2024.8.14. ⓒ뉴스1

‘뉴라이트·친일 논란’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회·독립운동단체·학계·시민사회·정치권 등으로부터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데도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관장은 14일 오후 독립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또 열고 이같이 말했다.

‘사퇴하라는 요구가 많다’는 질문에, 그는 “허”라고 추임새를 낸 후 “언론을 통해서 사퇴요구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내 핸드폰이나 이메일에는 엄청나게 많은 분이 ‘절대 사퇴하면 안 된다’ ‘우린 당신 입장을 지지한다’는 격려 메시지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내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받았고 성실하게 수행하겠다 약속한 마당에 내가 사퇴할 이유는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 이후로 사퇴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 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독립운동가 후손인 200여명의 광복회 회원들은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건너편에 모여 김형석 관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염경보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가 후손 김봉수 씨는 이곳에서 “오죽하면 80세 넘는 사람들이 이 더위에 여기 모였겠나”라며 분노했다. 같은 날 한국사연구회 등 48개 역사학계 단체들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종찬 광복회장 역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14일 오전 한 라디오에서 주요 요직에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부정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대거 임명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전쟁 전 친일파 판”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런데도 김 관장은 이 같은 목소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한 것이다.

또 김 관장은 “같은 대한민국 말을 쓰는데 어떻게 저렇게 말을 왜곡할까 궁금하다”면서 다수의 언론이 자기의 말뜻을 왜곡하여 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광복절보다 건국절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 적 없다면서 “내가 언론에 그렇게 인터뷰한 적 없다. 어떤 언론인가”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MBC가 2023년 12월 22일 부산여전도회관에서 김 관장이 강의하는 영상을 보도한 것을 보면, 그는 분명히 “대한민국 광복이 언제 됐는가 하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참 많다. 역사를 정확히 모르는 것”이라며 “1948년 8월 15일 정부를 세우게 되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한쪽에 방점을 찍었다.

김 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독립기념관이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행사를 취소하는 결재 서류에 서명한 적 없기에, 광복절 경축행사 취소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독립기념관 자체적으로 광복절 행사를 준비한 경우가 많지 않다며, 준비하던 자체 행사에 대해 “다른 방법이 없겠는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또 광복절 자체 행사를 어떻게 할지 검토하던 중 천안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할 의향이 없느냐는 제안이 와서 “적극 환영한다”고 답한 후, ‘경축식 취소 결재 서류’가 아닌 ‘경축식 변경 결재 서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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