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이념 편향, 부도덕성, 퇴행적 인식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노동자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관 임명을 강행해도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젊은 시절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에 몸담았다 보수로 전향한 김 후보자는 날이 갈수록 극우로 치달았다. 특히 박근혜 탄핵을 계기로 극우 명사이자 스피커로 자리를 잡았다. 김 후보자의 몇 년간 언행은 이승만· 박정희를 존경하고, 뉴라이트의 친일적 역사관을 옹호하며, 국민을 편 가르며 색깔론과 노동혐오를 퍼트리는 것으로 점철됐다. 김 후보자에게도 정치활동의 자유는 있다. 그러나 정치가 해법을 찾아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고, 행정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것이라면 그는 정치와 행정에 맞지 않는다. 극우 유튜브와 태극기집회에나 있어야 할 그를 경사노위 위원장에 이어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오판이다.
연일 발굴되는 김 후보자의 행적에 이제는 황당함과 애잔함이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대구의 청년 대상 행사에서 그는 “젊은이들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한다. 애를 키워야지 개를 안고 다니면 안 된다”며 “개를 안고 다니는 것이 어떻게 행복일 수 있냐, 애를 낳고 키워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확산되는 반려견 문화와 저출생 현상은 연관이 없다.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지 반려견을 탓해 어쩌자는 것인가. 아마 발언을 접한 젊은이들은 ‘늙은 꼰대의 헛소리’라고 평할 것이다. 인식도 구시대적이고 공감능력도 떨어지는데 청년 고용문제를 해결할 부처의 수장이 된다니 아득하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편집자를 공직에 앉혀 1억 넘는 수입을 챙겨준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다. 2022년 경사노위 위원장이 된 김 후보자는 유튜브 김문수TV 제작자이던 최모씨를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최씨는 자문회의 한번 하지 않고 사실상 김 후보자의 수행비서 노릇을 하고 매달 400~500만원씩, 총 1억 455만원의 ‘자문비’를 받았다.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파업에도 무노동 무임금이라며 서슬이 퍼런 정부의 장관 후보자가 지인의 호주머니를 국민 혈세로 채워주고는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이는 사기업에서도 배임으로 민형사상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이미 22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민주노총 등은 김 후보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노골적으로 반노동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의 장관 인사에 기대는 거의 없다. 그러나 능력도, 식견도, 도덕성도, 공감력도 부족한 이가 장관이라고 설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국민에게도 고통이다. 김 후보는 경사노위 위원장에 만족하고 물러가야 하고, 윤 대통령은 적어도 전임 장관보다는 나은 사람을 물색하려 애써야 한다. 김 후보자가 장관이 돼 물의를 일으킨다면 정권의 더 큰 부담이 될 것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