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을 마치고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이날 양당 대표는 1시간 40분가량 비공개회담 후 40분간 독대했다. 2024.09.01.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회담을 통해 이른바 ‘의료대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관심을 모았던 채 상병 특검법 합의는 민주당의 적극적인 태도에도 국민의힘이 당내 논의를 이유로 응하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일 양당 대표 회담 후 양당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내용의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33분 공개발언, 1시간40분 회담 이재명·한동훈 40분 독대 의료대란, 양당이 함께 정부에 촉구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담은 오후 2시부터 시작했다.
양당대표의 공개발언은 약 33분가량 이어졌다.
이후 양당 당대표·정책위의장·수석대변인의 3대3 비공개회담은 오후 2시 35분부터 4시 15분까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진행됐다. 이후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이 따로 나와서 공동발표문 문구를 조정했고, 한 대표와 이 대표는 40분간 독대했다. 양당 대표는 결과 발표문에 서명한 후 함께 회의실에서 나와 국회 본청 입구까지 걸어간 뒤 서로 웃으며 헤어졌다. 회의 결과발표를 기다리는 양당 비서실장과 사무총장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2024.09.01. ⓒ뉴스1
회담 결과 공동발표문 발표는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했다.
발표문을 보면, 우선 양당 대표는 최근 발생한 의료대란과 관련해 “추석 연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기로” 했다. 또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양당 대표 회담의 공식의제로 정하지 못했음에도, 한 대표가 비공개회의 전 공개발언에서 이를 언급하더니 결과발표에도 이 내용을 포함한 것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의료대란과 관련해서 민주당은 이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해서 대통령의 사과, 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책임자에 대한 문책, 대책기구 구성,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조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며 “많은 토론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만들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과라면 발표문에 들어간 것처럼, 국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하기로 했고, 당면해서는 추석에 응급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 부분에 대해 정부에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양당 대표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의대증원 부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논의를 할 수 없다는 부분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마치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제공 : 뉴시스
금투세 등 방향 합의 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운영키로
양당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을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주장했고, 최소한 내년도 시행은 유예하고 계속 논의하자고 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그 부분은 일단 좀 더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금투세 시행 여부뿐 아니라 자본시장의 비정상적인 여러 양태에 대한 구조적인 개혁 조치가 함께 수반되지 않으면 애초 추구하는 방향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발표문에는 종합적으로 검토·협의하자고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양당 대표는 반도체산업·AI산업·국가기반 전력망 확충, 가계·소상공인 부채, 저출생 대책, 딥페이크 성범죄, 지구당 도입 등과 관련한 논의의 방향을 정했다. 또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당 대표는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게 가장 중요한 합의”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이재명 “제3자 추천 특검, 검토하겠다” 했으나 채 상명 특검법, 합의 안 돼
이날 이재명 대표는 비공개 회담 시작 전 공개발언에서 “(한 대표는) 제3자 특검 추천으로 하자고 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 조건을 하나 더 붙였다. (한 대표는) 증거 조작도 특검하자고 했는데, 하자. 괜찮다. 우리가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입장이 난처한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공당이나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자신이나 개인, 주변의 특별한 문제 때문에 국민적 대의를 벗어날 수 없다”며 “이제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에 관한 내용은 공동발표문에 담기지 않았다.
곽 수석대변인은 “당 내부에서 논의를 하는 과정”이어서 “어떤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제3자 특검 추천 등과 관련해서 의견을 말했고 허심탄회한 토론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합의를 하지는 못했다”면서 “국민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 결과 공동발표문
첫째,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하여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하였다.
둘째, 금투세와 관련하여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하였다.
셋째, 현재의 의료사태와 관련하여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넷째, 반도체 산업, AI 산업, 국가 기반 전력망 확충을 위한 지원방안을 적극 논의하기로 하였다.
다섯째, 가계와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하기로 하였다.
여섯째,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의 육아 휴직 기간 연장 등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입법 과제를 신속 추진하기로 하였다.
일곱번째,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하고 이에 대한 처벌과 제재, 예방 등을 위한 제도적 보안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