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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 총선 불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댔지만, 삼권분립의 한 축이자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무시한 처사다. 무엇보다 압도적 야당 우위 국회를 만든 총선 민심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행위다.

22대 국회 개원식이 임기 시작 3개월 만에 열렸다. 개원식은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의원들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선서하는 법정 절차다. 5부 인사를 비롯한 국가 지도자들이 모여 협력을 다짐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행사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불참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당연히 현행 헌법이 시행된 1987년 이후 개원식에 불참한 대통령은 없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불참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정브리핑에서 국회를 겨냥해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비정상’이라고 맹비난했다. 대통령실이 부연한 윤 대통령의 불참 근거는 야당의 탄핵과 청문회, 전현희 의원의 ‘살인자’ 발언, 민주당 지도부의 ‘계엄’ 발언 등이다. 찬반을 떠나 대통령과 정부가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개원식 불참의 사유가 되는지 의아하다. 국회는 28일 여야 합의로 28개의 법안을 통과시켜 정치 회복의 실마리를 만들었고, 1일에는 여야 대표 회담이 11년 만에 열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정부는 국회에 내년 예산안과 각종 법안의 통과를 요청해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 예산과 법안은 통과를 요구하면서 개원식은 불참하는 것이 정상적인 판단인지 의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모처럼 양당 대표 회담도 있었고, 오늘 개원식에 대통령께서 참석하셨더라면 국민 보기에 좋았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국회 비난과 개원식 불참은 주객전도다. ‘비정상’ 국회의 일면으로 지적된 야당의 일방적 법안 통과,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재의결 통한 폐기의 되풀이는 여소야대 국회를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에 의한 것이다. 대통령은 야당에 한 발도 양보하지 않고, 국회의원 108명이나 되는 여당은 거수기로 전락했으니 정치를 찾을 길이 없다. 한동훈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의료대란에서 약간의 절충을 모색하다 대통령과의 만찬이 취소되는 굴욕을 당했다.

지금의 국회를 만든 것은 국민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비정상이라고 비난한다. 결국 윤 대통령이 총선 민심을 수용해야 정치 실종, 국정 파행을 멈출 수 있다. 국회에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며 싸움을 거는 비정상을 이제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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