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사망으로 촉발된 사상 첫 총파업과 깊어가는 이스라엘의 분열

2024년 9월 2일 사람들이 즉각적인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주말 가자지구 터널에서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격화되자 월요일 이스라엘 전역에서 집회와 부분 파업이 이틀 연속으로 이어졌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하마스에 끌려갔던 인질 6명이 시신으로 돌아오자 이스라엘에선 정부를 향한 분노가 폭발했다.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있고,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은 이스라엘 역사상 첫 총파업에 나섰다. 상황을 전한 타임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Israel’s First Nationwide Strike Begins Over Hostages Amid Deep Political Divisions

이스라엘에서 가자에 억류된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은 것에 항의하는 총파업으로 2일 전국적으로 공항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폐쇄와 혼란이 발생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파업이 이뤄지지 않아 이스라엘 사회의 깊은 정치적 분열이 드러났다.

1일 밤 가자에서 6명의 인질이 사망한 채 발견되자 수천 명의 이스라엘인들이 거리로 나와 슬픔과 분노를 표출했다. 인질 가족과 많은 시민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하며 이들이 하마스와의 협상으로 살아 돌아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하마스를 상대로 끊임없는 군사적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네타냐후의 전략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이런 압박이 결국 하마스를 굴복시키고 인질 구조를 가능하게 하며, 궁극적으로 하마스를 소멸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인 히스타드루트는 2일 총파업을 촉구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은행, 의료 서비스, 주요 공항 등 주요 경제 부문을 중단시키거나 혼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다.

이스라엘의 주요 국제공항인 벤구리온 공항에서는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출발 항공편이 중단됐다. 항공편들은 일찍 출발하거나 약간 지연됐고, 제한된 혼란에도 불구하고 여행객이 체크인 카운터에 줄 서는 모습이 보였다. 도착 항공편은 이 시간 동안 정상적으로 운항되었다고 이스라엘 공항 당국이 전했다.

히스타드루트는 은행, 일부 대형 쇼핑몰, 정부 기관이 파업에 동참했다고 밝혔으며, 일부 대중교통 서비스도 파업에 참여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도시 간 열차는 파업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주요 버스 노선인 에게드는 일부 운전사만 파업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텔아비브를 포함한 이스라엘 인구 밀집 지역의 여러 지방 자치단체는 파업에 참여해 학교 시간을 단축하고 공립 유치원과 보육원의 수업을 취소했다. 그러나 예루살렘을 포함한 많은 지방 자치단체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언론은 정부가 파업이 정치적 목적을 띠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동법원에 파업 취소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1일 시위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였다. 주최 측은 전국적으로 최대 50만 명이 참여했으며 텔아비브에서 열린 주요 집회에는 20만에서 40만 명이 모였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추산했다. 이들은 네타냐후가 가자에 억류된 약 100명의 인질을 반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1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이 입장을 지지하지만, 다른 이들은 인질의 자유보다 하마스의 완전한 파괴를 더 중시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다짐하며, 협상이 실패한 원인으로 하마스를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발견된 6명의 인질이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구출하려 접근하기 직전에 하마스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3명은 7월에 논의된 휴전 제안의 첫 번째 단계에서 석방될 예정이었다고 전해졌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부검 결과 이들이 근거리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는 하마스를 비난하며 ‘인질을 살해한 자는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마스는 이들의 죽음에 대해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난하며, 이들이 가자 내 두 개의 전략적 통로에 대한 이스라엘의 영구적인 통제 요구를 포함해 새로운 요구 사항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질질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 이스라엘 군의 완전한 철수, 그리고 고위급 무장세력을 포함한 다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조건으로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제안했다.

6명의 인질 중 한 명은 23세의 이스라엘계 미국인 허시 골드버그-폴린으로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출신이다. 그는 10월 7일 공격 당시 수류탄으로 왼팔의 일부를 잃었다. 하마스는 4월에 그가 살아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이스라엘에서 큰 시위를 촉발시킨 바 있다.

그는 가장 잘 알려진 인질 중 한 명이었는데, 그의 부모는 인질 석방을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이며 조 바이든 대통령, 교황 프란치스코와 만났고,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일요일 "비통하고 분노한다"고 밝혔고, 백악관은 그가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와 통화하며 위로를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7일에 약 250명의 이스라엘인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다. 이 중 100명 이상이 11월 휴전 기간 동안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의 교환으로 풀려났다. 8명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출됐고, 12월에 탈출한 세 명의 인질은 이스라엘군이 실수로 살해했다.

하마스 주도의 무장세력은 지난 10월 7일 남부 이스라엘에 침입해 대부분 민간인인 1,200명을 살해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을 보복 공격해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인 40,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다.

전쟁으로 인해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230만 명 중 대부분이 여러 차례 강제 이주를 당했으며, 이로 인해 가자지구는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했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