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들로 다시 한번 부산을 영화의 물결로 채운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제 개·폐막작을 포함해 주요 작품들과 행사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 영화제는 63개국의 영화 총 279편을 소개한다. 상영작은 공식 초청작으로 63개국 224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 등이다.
개막작은 김상만 감독의 '전,란'으로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해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이 출연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21년 '온 스크린' 섹션을 아시아 최초로 신설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ver the Top, 이하 OTT) 작품들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OTT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 및 상영한 것은 '전,란'이 처음이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란'을 봤을 때 상당히 대중적인 영화라고 판단했다. 역대 개막작 중에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면서 "작품 자체를 본 것이고, 특히 관객이 즐길 수 있는지, 그런 부분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OTT의 경우 저희가 이미 '온 스크린'이라는 섹션을 통해서 작품을 선보였고, 그 당시 '온 스크린'이라는 섹션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은 OTT도 영화의 한 장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넷플릭스라고 해서 제외한다는 것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폐막작은 싱가포르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문화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기자회견장에서 '개∙폐막작 및 초청작 영상 클립'이 상영되던 가운데 방탄소년단 RM(본명 김남준) 다큐멘터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다큐멘터리 제목은 'RM: Right People, Wrong Place'으로 오픈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돼 관객을 만난다.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이 작품을 봤을 때 '와이드 앵글' 섹션 안에서 한국 다큐멘터리 진영에서 만든 것과 결이 달라서 그 안에서 소화하기 어려웠지만, 대중적으로 '오픈 시네마' 안에선 관객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오픈 시네마' 부분에 공식 초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오픈 시네마'에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경우는 제가 알기론 RM의 작품이 두 번째"라면서 "다양한 영화를 부여하고 싶었고, 팬덤 만이 아니라 일반 관객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와이드 앵글'은 한국 단편 경쟁, 아시아 단편 경쟁, 다큐멘터리 경쟁 작품 등 단편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작품 등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오픈 시네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화제작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는 대중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의 장을 만들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동시에 새로운 영화 발굴과 등용문이라는 역할도,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지고 있는 여전한 정체성임을 밝혔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 드린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말씀 드린 것"이라면서 "새로운 영화들과 이름조차 낯선 감독의 영화에 대한 소개는 사실 (이번 기자회견 자리에선) 생략이 되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아시아 및 한국 영화를 발굴한다는 것은 여전히 저희가 가진 정체성이고 (이번 작품들도) 그 정체성에 맞게 선정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미겔 고메스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영화평론가와 시네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포르투갈의 거장이다. 그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그랜드 투어'로 감독상을 수상한 인물이기도 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를 초청해 그의 영화관과 작품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동시에 그의 작품 8편도 소개한다.
최근 아시아에서 뛰어난 10대 성장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에서는 최근작 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고운 사람, 이선균'은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기 위해 대표작 6편을 상영하고 관련 행사도 갖는다. 영화제는 무수히 많은 작품 중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기생충', '행복의 나라' 등을 선정했다. 특별히 드라마 '나의 아저씨'도 선정해 다섯 번째 에피소드인 5화를 스크린으로 상영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 개막해 11일에 막을 내린다.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부산 일대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