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국민 가슴에 불 지른 인요한 청탁 의혹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장인 인요한 의원이 5일 환자의 수술에 대해 부탁을 한 듯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알려진 인 의원의 휴대전화 사진에서 인 의원은 누군가로부터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 너무 위험해서 수술해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라는 메시지를 받고 "감사 감사"라고 답장했다. 인 의원이 지인에게 수술 관련 청탁을 했고, 이 청탁이 의도대로 이루어졌다고 의심할만한 대목이다.

인 의원의 해명도 어색하다. 인 의원은 "집도의가 이미 정해졌고 그 집도의와 내가 아는 사이니 '수술을 잘 부탁합니다' 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수술에 들어간 집도의가 보냈다고 보기 어렵다. 수술 중에 메시지를 보낼 수 없으니 말이다. 인 의원이 다른 병원 관계자에게 청탁을 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인 의원은 의사 출신이다.

수술 관련 청탁이 김영란법 위반인지 아닌지는 조사 혹은 수사가 필요한 일이다.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이 있으니 확인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야당 의원에 낸 답변서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 수 없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답변을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주길 바란다.

위법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문자가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지른 것임은 분명하다. 지금 응급실 사태를 비롯해 의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응급실 뺑뺑이로 아우성치는 환자가 이어지고 있고,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병원도 속출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수술할 의사가 없어서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의료개혁' 특별위원장이 불법적인 청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면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이 어떨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 방법이 있구나'라는 한탄에 대해 인 의원은 뭐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응급실 사태가 악화되자 경증은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입장이다. 박민수 차관은 "환자 본인이 병원에 전화해 알아볼 수 있으면 경증"이라고 했다. 이런 말에 공감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대책이라고 응급실에 보낸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는 현장에서 거절당하고 있다. 그래놓고 자기들은 뒤로 청탁을 주고받고 있으니 울화가 터지지 않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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