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표는 이날 “저는 흠결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지난 총선에서 690만 명의 국민께서 저와 조국혁신당을 선택해 주셨다. 그 마음과 뜻을 명심하며,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과 함께하고자 한다”면서 이 같은 취지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했다.
“새빨간 거짓말”
조 대표는 먼저 윤석열 정부를 ‘거짓말쟁이 정권’으로 규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제22대 총선에서 대패한 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라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부자만 강자만 챙기는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경제와 민생 파탄을 외면하고 있다. 서민들은 코로나 시국보다 삶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폐업률과 가계 빚은 날마다 치솟고 있다. 경기는 침체하고, 나랏빚은 역대 최고로 쌓여간다. 무모한 의대 2000명 증원 결정의 여파로 응급환자는 병원을 못 찾아 목숨을 걸고 뺑뺑이를 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윤석열 정권은 전 정권 탓만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이념 몰이’에 나선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의 거짓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2013년 10월 21일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이 한 말을 언급했다.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증인으로 나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도 국민도 박수를 쳤다. 그러나 거짓이었다. 저도 속도 국민 모두 속았다. 윤 대통령은 극히 일부 특권계급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있다. 특히 자기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 씨에게 충성하고 있다.”
“국민은 기억한다...어떤 부적도 무당도 막아주지 못할 것”
조국 대표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언급하며 “이 역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 보도한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설’ 및 ‘공천 개입설’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적이 없는 김건희 씨가 대통령 행세를 한다. 여당 대표와 문자를 하며 회유하고 압박한다. 정부 인사를 자신이 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한다. 급기야 김건희 씨가 전 여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 경고한다.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 씨가 무슨 일을 했는지, 그 결과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 어떤 부적도 어떤 무당도 막아주지 못할 것.”
“노무현 비극 전과 같다”
조국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검찰수사’와 ‘전 정권 및 야당 인사에 집중되는 먼지 털기 식 검찰수사’를 비교하기도 했다.
“어느 주가조작 사건에서 공범이 유죄판결이 났는데 전주(錢主)가 소환도 기소도 되지 않나? 어느 공무원 배우자가 300만원짜리 명품가방을 받고 무사히 넘어가나? 어느 피의자가 자신이 지정한 곳에서 조사를 받나? 어떤 검사가 수사하러 가서 휴대전화를 피의자 측에 제출하나? 이 정도는 ‘수사’가 아니라 ‘접대’다. 반면, 전 정권과 야당은 사냥하듯 수사한다. 원래 겨누었던 잘못이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먼지 털기 식 수사를 한다. 원래 사냥감이 잘 잡히지 않으면, 가족, 친척, 지인을 턴다. 그리고 일방적 피의사실을 ‘친검’ 언론에 흘린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 아닌가? 1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이 발생하기 전과 똑같다.”
“윤석열 정권의 하나회”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은 자신이 나온 충암고 인맥으로 군과 경찰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물론, 여인영 방첨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 등 군내 정보 계통을 충암고 라인으로 채웠다. 경찰 인사를 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다. 조 대표는 “충암고는 윤석열 정권의 ‘하나회’로 자리 잡은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아무리 모든 권력기관을 주머니 속 공깃돌로 가지고 놀더라도, 국민의 마음을 잃는 순간, 그대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 힘을 다해 위헌·위법 증거를 모으겠다”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빨리 끝내야 한다면서 “이미 ‘심리적 탄핵’을 하신 국민의 마음을 받들며 온 힘을 다해 위헌과 위법의 증거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윤석열 정권 2년은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2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낳으면 나라가 키워주겠다, 선언·실천해야”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정부 이후 조국혁신당이 추진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조국혁신당은 문화, 디지털, 노동, 환경, 건강, 교육 등 여덟 가지 ‘사회권’을 구현하는 민생 선진국을 제시했다”면서 그 중 ‘주거 혁신’과 ‘돌봄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주거 혁신’과 관련해 “버는 속도보다 집값 오름세가 가파르다. 이러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없다”면서, 84제곱미터 이상의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공기업 평가도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로 평가하지 말고 ‘얼마나 국민에게 제대로 거주지를 공급했느냐’로 따져야 한다며 “그러면 정책의 방향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돌봄 혁신’ 관련해서는 “간병인이 환자를 살해하고, 간병비 때문에 파산하는 등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족 돌봄 하는 청소년은 공부를 제대로 못 해 취업 길이 막히고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에 ‘간병’을 포함해야 한다. 간병을 개인이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말로만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 말고, 가족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사회 여건을 획기적으로 바꿔주는 게 국가가 할 일이다. 그에 앞서 당장 손길이 필요한 가정을 위해 ‘낳으면 나라가 키워주겠다’고 선언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육아휴직 활성화법, 지역 돌봄 강화법, 가족 돌봄 휴가법 등 ‘전국민 돌봄 보장’ 시리즈 법률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