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베테랑2’ 류승완 “1편은 선악 대결, 2편은 정의와 신념의 충돌”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시 한번 파헤치는 ‘베테랑2’, 오는 13일 개봉

류승완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베테랑2'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천만 영화 '베테랑'의 속편 '베테랑2'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1편의 선악 대결보다 2편에선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구조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1편처럼) 속시원한 해답을 안고 가는 것 보다 (2편을 본 후) 토론해 볼 만한 질문 거리를 가지고 극장을 나서길 바랐다"고 말했다.

'베테랑2'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가짜 뉴스, 사이버 렉카, 사회 범죄 등이 등장한다. 온라인을 통한 살인 예고 영상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분노하고 또 열광한다. 여기에 알 수 없는 연쇄 살인이 이어지자 서도철과 팀원들은 연쇄 살인마를 추적한다.

류 감독은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고 알게 모르게 자신의 삶이 영향을 받는 것은 수 년 전부터 이뤄져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필수품이 된 휴대폰이 우리의 음성과 검색을 인식해서 알고리즘을 만들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편집해서 제공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도 그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어떤 순간엔 사건이나 사실의 여러 측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만 보고 소비한다. 또 거기서 발생하는 편리함과 맞바꾼 것들이 '위험한 수위에 오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생태계와 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변화의 시기에 맞물려 있을 땐 그것이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서 불안하지 않나. 이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그런 저의 개인적인 불안이 여기 (영화)에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때때로 두렵다"면서 "실제 삶과 온라인의 삶, 언론에서 묘사되는 삶이 불일치하는 것을 볼 때마다 두려울 때가 있는데 저의 두려움이 이런 표현을 하는데 어떤 출발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베테랑2' ⓒ스틸컷

'베테랑'은 명확한 선악 구조와 분명한 빌런이 존재했다. 반면 '베테랑2'는 선과 악의 대결보다 정의와 신념의 충돌을 다루고 있다.

또한 전작에서 '조태오'라는 명확한 악인이 등장했던 만큼 속편의 빌런은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 감독은 "영화를 보기 전엔 '빌런이 누구야'가 중요한 거였는데, 영화를 보셔서 알겠지만 누가 빌런이냐 보다 행위와 행위에 대한 여파가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현재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에 대해서 '우리 반응은 정말 옳은가? 정당한가?'라는 생각을 스스로 한 적 있다"면서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못 보고 제공되는 정보와 소스만 보고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내 안에서 판단을 내버리고 다른 이슈가 생기면 다시 그 이슈로 넘어가 버리고. 이렇게 개인이 내린 판결에 대해 책임도 지지 않고 개인과 사회는 굴러가고 있다. 그런 현상에 대해서 '우리가 과연 잘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류 감독은 빌런의 서사를 천천히 그리고 친절히 설명해 답을 완결하는 방식보다, 행위의 여파를 제시하고 관객의 질문과 호기심이 이어지길 바랐다.

정해인은 큰 사랑을 받은 전작의 바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전편에는 명확하게 악의 구조와 빌런의 구조가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전편과 다른 느낌의 악의 구조가 있다"면서 캐릭터와 관련한 부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합류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그런 부담은 있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지난 제작보고회 때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연신 강조한 부분이 있었다. 1편의 서도철의 느낌을 2편에도 고스란히 잘 가져가는 것이었다. 실제 속편이 나오기까지 9년이 걸렸지만 1편 서도철과 2편 서도철이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원했다. 관객이 시간의 간극을 크게 느끼지 않길 바랐다.

이 가운데 황정민은 세월의 흐름 속에 놓인 캐릭터 서도철에 대해서 이와 같이 설명을 덧붙였다.

황정민은 "서도철의 아이를 보면 1편에선 초등학교 3학년이었고 9년이란 세월이 흘러 2편에선 고등학생이 됐다"면서 "서도철은 애 하나 있는 아버지이자 남편이고, 입은 걸걸하지만 삶을 잘 살고 있었던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서도철이란 사람이 내 주위에 한 명쯤 있는, 정의감 있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 든든하겠다는 마음으로 서도철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배우 정해인(왼쪽부터),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베테랑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류승완 감독에게 속편은 감독으로서 또 하나의 모험이자 도전이다. 류 감독은 "제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극장용 속편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라면서 "(1편의)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속편이 나오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일 수도 있다"면서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가 정말 이 인물을 아끼고 이 세계관을 아낀다고 한다면 좀 다른 모험을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1편을 마무리하면서 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상업 영화라는 말을 쓰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라면서 "박스오피스가 최종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대중 영화라는 표현을 즐겨한다. 물론 흥행 못 하는 것보다 흥행하는 것이 낫지만 숫자에 목표를 두고 하면 저만 괴로운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성적에 대해) 장담할 수도 없다"면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영화를 선택하고 온 관객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훔치고 그 마음에 영화가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관객 한 분 한 분을 천만 명 중에 한 명,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 '베테랑2'는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영화 '베테랑2' ⓒCJ ENM, ㈜외유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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