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함부로 밀어붙이다가 꼬일 대로 꼬여버린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짚어보다가 한 말이다. 유 전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에서 비롯된 의료대란 문제에 대해 “정말 꼬일 대로 꼬여버렸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이 오판을 한 것”이라며 “2000명이라는 것을 던져서 밀어붙이고 행정명령하고 진압하고 버티면 된다, 이렇게 생각한 것 같은데 오판인 게 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2000명 꺼내기 전에 처음부터 필수·응급·지역 의료 살리는 쪽에 집중했다면, 전공의들이 반발할 명분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목적을 망각한 대통령이 2000명이라는 아주 충격적인 숫자를 2월 6일인가? 딱 꺼내버리고, 그때부터 한 7개월 동안 사태가 마구 꼬여버렸다”라고 진단했다.
뉴스쇼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도 “대입 수시원서 접수가 이번 금요일이면 마감이다. 접수 모집이 끝나버리는 상황까지 이렇게 와버리니”라며 돌이킬 수 없게 된 현 상황에 대해 탄식했다.
실제 서울대와 고대 의대는 지난 11일 이미 수시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대부분의 의대가 오는 13일 원서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과 학교를 떠났는데, 이들과 협상할 수 있는 기회도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전공의들이나 의사들이 2025년 증원도 전면 백지화(하여) 원점에서 논의하자 이러시고, 일부에서도 찬성하는데, 그거는 어렵게 됐다”면서 “(이미 원서접수까지 이루어진 상황에서 백지화하면)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소송에서 정부가 질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진작 내년 정원을 한 500명이나 늘려서 조금씩 늘려가자는 카드를 던졌으면 전공의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런 기회는 다 지나가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 전 의원은 “그러면 (정부의 증원안대로) 4610명을 뽑으면, 기존에 유급한 3000명을 더해 7500명이 넘는 1학년을 의대에서 가르쳐야 하는데, 그러면 그냥 개판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앵커도 유 전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며 “수술하는 거, 막 꿰매는 거, 이거 어떻게 가르치나”라고 한탄했다.
유 전 의원은 “거기다가 지금 전공의들이 사직해서 내년에는 전문의가 배출 안 되고, 전공의도 배출 안 되고, 전부 다 위급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소극적인 모습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나름 애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옳은 길을 갈 때는 모든 걸 걸 수 있는 그런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제3자 특검법’ 관련해서도 “그런 거는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전에 자기가 약속하지 않았나. 그러면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그거는 받아야 한다. 어떻게든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고, 대통령도 설득해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