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지지율)가 잇따라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9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0%(매우 잘함 12.3%/잘하는 편 14.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20%의 지지율로 역시 취임 후 최저치를 보였다.
지지율 추락은 복잡한 분석이 필요치 않다. 응급실 뺑뺑이로 표현되는 의료붕괴 사태는 초기 의대증원 지지 여론을 잠식했다. 해법 없이 밀어붙이는 무능에 국민의 분노는 의사에서 정권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명품백 수수에 대한 김건희 봐주기 결론은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심에서 전주(錢主)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으나 김 여사는 수년째 조사조차 받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활물가 폭등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서민경제가 무너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채상병 특검 거부, 김건희 논란, 의사들과의 싸움은 국민 여론 악화를 부를 뿐만 아니라 정권 지지기반을 허무는 사안이다. 지난 대선에서 지지했던 이들의 절반 안팎이 돌아섰다는 분석을 윤 대통령은 새겨들어야 한다.
이런 민심 악화 요인은 최근 비롯된 것이 아니다. 4월 10일 ‘역대급’ 여당 참패로 국민의 심판 의사도 명확히 확인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는 대놓고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반개혁 저항에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하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응급실 뺑뺑이를 ‘가짜뉴스’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여사는 현장시찰과 자원봉사 등 보란 듯이 ‘통치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문제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여당의 노력에 어깃장을 놓고, 민생회복지원금을 선별지급해도 좋다는 야당의 양보마저 걷어찼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는 전임 대통령 관련 의혹을 부풀려서 흘렸고, 체코 순방을 앞두고 ‘원전 수출해 살기 좋아진다’는 선전을 대대적으로 했다. 그러나 전 정권 공격과 원전 수출 뻥튀기로 의료붕괴 불안과 민생경제 파탄, 김건희 의혹을 가릴 수는 없다. 당연히 추석 민심은 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성토였다.
국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쇄신해야 한다. 내각과 대통령실 전면 교체도 불가피하다. 곧 국회에서 통과될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고, 의대증원 문제도 전향적 자세를 밝혀 의료계의 대화 참여를 견인해야 한다. 민생회복지원금도 야당과 협의해 시행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합당하다. 무엇보다 먼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그간의 국정 파행을 진심으로 성찰해야 한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해외순방 효과’에 대통령 부부만 취해 국정 파탄과 민심 이반에 또 눈을 감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에 놓치면 윤 대통령에게 기회가 더는 없을 수도 있다고 여론은 경고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대상으로 전화 임의걸기(RDD·무선 97%, 유선 3%)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한국갤럽 조사,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