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국정농단 사건

국민의힘 공천에 김건희 여사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음성파일도 공개됐다. 김영선 전의원이 2022년 경남창원의창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을 약속받았고 배후에 김건희 여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뉴스토마토는 이같은 사실을 9월초부터 시차를 두고 공개하고 있다. 아직 김건희 여사의 육성이나 논란이 된 텔레그램 메시지 캡쳐본은 공개되지 않아 섣부르게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것으로도 정당의 공천이 당 밖에서 논의되고 실행되었고 김여사가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에 새로 폭로된 증거는 2022년 5월 9일 대통령당선자 부인 신분이었던 김건희 여사가 경남창원의창에서 개최된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을 알 수 있는 통화녹음파일이다. 당시 윤대통령은 당내에서 입김이 가장 세다고 할 수 있는 당선자 신분이었다. 해당지역구는 1992년 이후 단한번도 다른 당에 빼앗기지 않은 황금지역구였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구에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이미 지역정가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용산 개입설 등의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2022년 5월 10일 정치권을 오래 떠나있었던 김 전 의원이 오래전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일산을 떠나 경남 창원의창에 뜬금없이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통화 녹음 파일의 주인공인 명태균씨는 지역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영향력을 키워온 문제의 인물이었다.

게다가 2024년 총선에서는 컷오프된 사실을 당 공관위 발표 하루 전에 ‘김건희 여사로부터 들었다’며 당사자끼리 정보를 공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 전 의원은 명태균씨 전화를 받자마자 영남 다선의원으로서 험지 출마를 하겠다며 경남 김해갑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사건은 김 전 의원의 김 여사 공천개입 텔레그램 캡쳐본 폭로와 공천 거래 제안에 대한 김종인, 이준석 등 개혁신당 인사들의 발언으로 묻어버릴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났다. 아마 추가 폭로와 미공개 자료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의 부인이 여당 공천에 관여하였다면 이것은 명백한 국정농단이다. 권한 없는 자가 권한을 행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당내에 팽배했다면 관계자 모두가 공범이다. 대통령실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김 여사 개입설 모두를 부정하지 못한 채 ‘공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이런 태도는 음주운전은 했지만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생각과 같다. 아울러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는 실제 공천이 이뤄졌다.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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