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인사가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의소리는 9월 30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지난 7월에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녹취에서 김 전 선임행정관은 이같이 말하면서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70억 원대 여론조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자신을 위해 대권주자로서 조사한 게 있다”면서 “기업으로 치면 횡령이자 사심을 가득 차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소리는 김 전 선임행정관과 통화한 이틀 뒤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 제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고, 이 의혹은 전당대회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비대위원장 시절 자신의 이미지 조사를 여의도연구원에 왜 시켰느냐”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 녹취에서 대통령실이 시민단체를 앞세워 고발을 사주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니네 고발하고 막 이런 거 있잖아. 여기 시민단체에서 한 게 몇 개 있어. 그거 다 그거 다 내가 한 거야”라면서 “우리 새민연이라고 그 진짜 정말 솔직히 우리 보수 우파 플랫폼인데 그렇게 고발도 해주고, 여사 난리 쳤던 놈들도 내가 몇 군데를 고발을 해줬다”고 말했다. 2022년 9월 ‘바이든 - 날리면’ 논란 당시 MBC를 고발한 단체가 ‘새로운민심 새민연’이라는 단체였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최근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에 임명됐다.
이와 관련 한동훈 대표는 페이스북에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며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글을 올렸다.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통화 내용에는 부패와 공작 정치, 좌우를 뛰어넘는 정언유착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담겼다”며 “지난 경선 때 한동훈을 죽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좌파 매체까지 동원됐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한동훈에 대한 공작을 지시한 김대남의 배후는 누구인가, 그를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로 보내줄 정도의 막강한 실력자는 누구인가”라며 “수사를 통해 누가 배후이고 어떤 공작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