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21일째, 건설노조 위원장도 ‘임금 삭감안 철회’ 단식 농성 돌입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으로 건설노동자들 죽음 내몰려, 정부·국회가 나서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2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 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민중의소리

건설노동자들의 몸을 내던진 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설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입법과 사용자단체의 임금 삭감안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앞 고공농성이 벌써 21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건설노조는 22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농성 계획을 밝혔다.

장옥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건설노동조합을 탄압하면서 건설노동자들은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 고용이 보장되지 않고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촉구한다. 정부와 국회는 입법을 통해 건설노동자의 고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주길 요구한다. 고공에 올라간 동지들이 하루빨리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윤석열 정권의 건폭몰이 이후,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건설현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그간 건설현장에서 공공연히 이뤄진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건설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부실공사를 초래한 속도전,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바로잡아 온 건 건설노조였다. 이 같은 건설노조의 활동을 껄끄럽게 여겨 온 건설업계는 정권의 노조 탄압을 등에 업고 노골적으로 건설노조 조합원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 수개월째 실업 상태에 놓인 조합원들은 노조 조끼를 벗고 나서야 겨우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실제 수도권 건설업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내 민주노총 조합원 고용 인원은 지난해 3월 기준 1만 2,947명에서 올해 8월 말 1,788명으로 86.2%나 급감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서 사용자 단체는 건설노조에 임금 삭감까지 요구하고 있다. 건설노조가 어려운 건설 경기를 감안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임금 동결’을 제시하며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행히 고공농성 이후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전국 5개 권역 중 대구·경북철근콘크리트협의회가 ‘임금 동결’에 합의했지만, 서울·경기·인천철근콘크리트협의회는 임금 삭감안을 고수하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 야당 의원들이 중재에 나섰음에도 입장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노조 김준태 교육선전국장은 민중의소리와 만나 “서경인철콘협의회는 조합원이 비조합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건 불공평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지금 비조합원들이 받는 임금은 사측이 올해 들어 임의대로 삭감한 임금이다. 그런데 그걸 근거로 조합원들도 삭감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한차례 동결된 임금에서 2만원을 더 삭감하자는 사용자 단체의 주장은 4년 전 임금 수준으로 돌아가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기자회견에는 야당 의원들도 함께해 건설노조와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사용자 단체가) 임금 동결도 아니고 임금 삭감을 요구하면서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 건설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정말 나쁜 사업자”라며 “민주당도 광고탑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건설노동자들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하고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도 “모든 것이 오르고 있는데 임금을 삭감한다는 것은 나가 죽으라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국회가, 정치가 나서야 한다. 진보당은 건설노동자의 고용 보장을 위해, 그리고 불법이 판치지 않은 건설현장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건설노조는 “건설업계가 임금 삭감을 철회할 때까지 고공농성과 단식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당장 임금삭감을 철회하고 건설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장 위원장은 건설노조 깃발을 두른 채 삭발을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살인적인 임금삭감, 차라리 죽여라”, “건설노조 결사투쟁, 임금삭감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22일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단식농성을 선언하며 삭발을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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