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육성녹음이 공개되면서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민주당은 전국 지역위원장을 긴급 소집해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 비상사태”라며,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국회의원 비상 연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금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면서 “‘정치적 비상사태’라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국정이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도 한참 많이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안 그래도 경제 상황이 매우 나쁜 이 국면에서 ‘전쟁을 획책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며 “법률을 어겨가면서 살상 무기 제공을 한다든지, 또는 국회 동의도 없이 국군을 파견하려고 한다든지, 쓸데없이 남의 나라 전쟁 포로를 우리 국정원이 가서 심문을 하겠다든지. 이게 다 법과 조약에 어긋나는 불법 행위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군병력을 파견하려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법을 잘 지킬 것으로 국민들이 기대했던 이 정권이 가장 법을 지키지 않는, 범법 정권이 됐다”면서 “법의 생명은 공정성인데 공정성이 완전히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훼손하면 어쩔 건데?’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누적된 ‘김건희 의혹’과 윤 대통령-명태균 통화녹음에서 드러난 공천개입 의혹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일 오후 2시 서울 도심 숭례문 인근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라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31일 오후 전체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집회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