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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 기자회견, 핵심은 특검 수용 여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쏟아지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자신의 공천개입 의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설명할지, 진상을 밝힐 특검법 수용 여부가 핵심이다.

대통령실은 4일 밤 9시 56분에 출입기자들에게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일정을 깜짝 공지했다. 누가봐도 이례적이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당초 11월 하순께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11월에 빼곡히 잡혀있는 해외 순방을 마치고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에 관한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그러나 지지율 20%선이 붕괴되는 등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되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요청 등을 이유로 들며 갑작스레 7일 개최로 발표됐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임기반환점을 맞아 국민들에게 지난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드릴 예정”이며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기자회견의 형식을 밝혔다. ‘지난 성과’를 보고한다는 부분이 못내 걸린다. 혹여 길고 지루한 대국민담화로 회견시간 상당부분을 채울 계획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지금껏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채워져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말하는 대로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과 명태균 게이트로 드러나고 있는 공천 개입 등 대통령 본인의 문제다. 기자회견의 몸통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국민들은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박절하지 못해서’라는 어이없는 변명을 듣고 분노를 키운 바 있다. 각종 의혹들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하는 특별감찰관 도입이나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수준으로 상황이 매듭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명백한 오산이다. 핵심은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인 김건희 특검법 수용이다.

기자회견은 향후 정국 방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미 국정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대통령 퇴진’ 요구가 터져나오고 있다.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고, 교수들은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 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탄핵안 준비를 공언한 상태다. 기자회견의 내용에 따라 이 여론이 더 커질지 여부가 갈릴 것이다. 특검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자화자찬과 적당한 사과, 앞으로 잘 하겠다는 두루뭉술한 태도로 넘어가려 한다면, 급격히 커지는 퇴진 여론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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