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장을 찾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선거브로커라 할 명태균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은 물론 윤 대통령의 해명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국민 관심사에 대한 대통령과 참모진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일이 자주 반복되면서 국민들은 화내기도 지친 표정이다.
지난 주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느닷없이 윤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을 염두에 두고 8년 만에 골프를 다시 친다고 ‘홍보’했다. 나라의 상황이 엄중한데 자다 봉창이냐는 반응이 많았으나 연유가 곧 밝혀졌다. CBS노컷뉴스가 태릉 군 골프장에 윤 대통령이 드나든 것을 취재하자 기사가 나오기 전에 이른바 물타기를 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골프를 생활화하는 분이고,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며 “대화가 이뤄지려면 우리 대통령님도 공이 제대로 맞아야 한다”며 골프 연습을 비장의 외교 대책으로 미화했다.
인식의 저열함은 둘째 치고 해명이 거짓이었다. 윤 대통령이 이미 10월 12일과 11월 2일에도 골프를 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은 11월 6일 치러졌고, 그 직전까지 초박빙이라거나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현지 분석이 많았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에 맞춰 골프를 다시 친다는 것은 황당한 말이다. 골프를 친 10월 12일은 전날 북한이 ‘무인기 평양 침투’를 발표해 국내외에 충격이 컸던 날이고, 11월 2일은 전날 대통령 지지율이 17%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처음 나왔다. 11월 9일은 이틀 전 대국민사과를 한 날이다. ‘이런 시국에 골프냐’는 비판을 피하고, 골프를 외교 승부수로 포장하려는 과욕이 거짓해명 참사를 불렀다. 야당 의원들은 여름부터 윤 대통령이 골프장을 드나들었다는 제보를 받았고 국회 질의를 한 바도 있는데, 그 일단이 드러났다. 문제는 골프보다 거짓말이다.
명태균 관련 해명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두 차례 만났을 뿐이고 주변 조언에 대선 경선 도중 접촉을 끊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은 사태 초반에 깨졌다. 윤 대통령은 다시 자신은 취임 후 관계를 끊었고, 김건희 여사는 ‘몇 차례 정도 문자나’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명 씨가 김 여사에게 500만원의 금일봉을 받았고, 대통령 전용 보안열차에 탑승해 김 여사를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윤 대통령의 지역 방문도 미리 알았고, 국가산단 조성에는 공무원 보고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과연 이것이 취임 후 끊어진 관계이며, 대통령 부인과 문자나 몇 차례 주고받은 수준인가.
외교순방 중의 실언이 언론탄압으로 비화한 ‘바이든-날리면’ 사태도 불투명한 해명에서 촉발됐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금세 탄로 날 때마다 국민은 한숨을 쉬며 ‘거짓말에 성의도 없다’고 개탄한다. 이제 대통령과 참모의 해명조차 국민이 믿지 않으니, 이 정권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신뢰를 다시 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명태균 및 골프장 출입 해명에 관여한 참모부터 조치하고, 사실 그대로 밝혀야 한다. 정치적, 법적 책임을 모면하려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정권은 민주사회에서 유지될 수 없다. 그것이야말로 헌법과 국민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