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파괴했나


러시아 제재 발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병합하려 할 때 미국은 러시아를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몰아내는 사상 초유의 제재를 가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와는 달리 초강수를 둔 것이다.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하던 유럽과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여러 나라는 큰 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이례적인 결정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태를 전개시켰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결국 미국의 압력으로 서방 세계는 제재에 동참했다. 이는 국제 경제와 정치 지형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고, 공급망은 혼란에 빠졌으며, 이는 전 세계 민중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저소득 국가는 식량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됐고 글로벌 경제는 흔들렸다. 
미국은 반드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음에도 불구하고,아무도 예상치 못한 조치를 선택함으로써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고 국제 사회는 수많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그 과정을 자세히 살펴본 자코뱅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How US Sanctions Torpedoed Kamala Harris

민주당이 경제 문제로 큰 곤경에 빠졌다. 경고 신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분명히 있었다. 2021년에는 CNN이 인플레이션을 ‘조 바이든에게 정치적 악몽’이라고 묘사했고, 2022년 가을에는 ‘바이든-휘발유 가격 지수’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것은 바이든의 인기가 휘발유 가격과 정확히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바이든의 지지율은 떨어졌고, 가격이 내리면 지지율은 올랐다. 또 2023년 12월에 NPR은 미국 국민이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고 보도했다. 2024년 10월에는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미국인의 52%가 자기 경제 상황이 4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당에 경제적 어려움만큼 치명적인 건 없다. 1990년대 초반의 불황은 조지 H. W. 부시의 재선을 막았고, 공화당의 8년 통치가 대공황으로 이어지자 2008년에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존 매케인을 크게 이겼다.

지미 카터는 1979년 이란 혁명 때문에 하루 480만 배럴의 석유 생산이 중단돼 유가가 폭등하자 인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혔다. 1980년 대선을 며칠 앞두고 공화당 후보 로널드 레이건이 ‘당신은 4년 전보다 형편이 나아졌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진 건 유명한 얘기다. 압도적인 ‘아니요’라는 대답이 카터의 참패로 이어졌고 레이건 혁명의 시작을 알렸다. 2024년 대선을 며칠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레이건의 질문을 다시 던졌고, 군중은 ‘아니요’라고 외쳤다.

미국 민주당을 몰락시킨 경제 제재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카터처럼 갈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에 타격을 입었다. 오늘날 드물게 명쾌한 목소리를 내는 역사가 애덤 투즈는 2021년과 2022년의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이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시작된 석유 금수 조치 때보다 더 심각했고, ‘1979년 이란 혁명 충격에 이어 두 번째’였다고 지적한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 같다. 트럼프는 전례 없는 반혁명을 위해 내각 수준의 파괴 공작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해리스의 몰락은 중동 전쟁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가 이스라엘을 지지한 것이 미시간과 다른 경합주에서 그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지만 말이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패배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 때문에 졌다. 이 제재는 러시아를 약화시키지 못하고 러시아가 미국 압박을 피해 중국과 인도로 경제를 전환하게 만들기만 했다.

이 제재는 헤지펀드와 월가가 원자재 가격을 폭등시키는 베팅을 할 수 있게 했다. 물가는 이미 2021년 말에 공급망 부족과 팬데믹 이후 유가 상승으로 크게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투기 광풍은 대형 거래자에게 큰 이익을 안겨줬고 미국 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그 여파로 서구 물가는 폭등하고 저소득 국가는 황폐해졌다. 2024년 1월까지 미국의 장바구니 물가는 22%나 급등했고 이는 여당 민주당의 패배를 예고했다. 인플레이션만 아니었다면 해리스는 쉽게 승리했을 것이다.

투기를 가능하게 한 규제 완화 

이 문제는 클린턴 시대(1993~2001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의 규제 완화로 안전장치가 무너졌다. 1999년 미국은 상업 은행과 투자 은행 간의 장벽을 세운 대공황 시대의 글래스-스티걸 법을 폐지했고 2000년에는 상품선물현대화법으로 금융 파생상품 규제를 풀어 2008년 은행 붕괴와 금융위기를 야기했다.

같은 해에 시카고 상품거래소는 비영리에서 영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농업 및 무역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이에 따라 상품거래소는 초고속 전자 거래와 데이터 보고에서 거래량과 수수료를 최대화하려고 했다.

150년 동안 밀, 돼지고기, 구리 같은 상품이 시카고 상품거래소 같은 곳에서 거래됐는데 그 이전까지 이런 거래소는 위험을 줄이고 가격 변동을 억제해 지역 시장의 혼란을 완화했다. 농부, 제분업자, 창고업자, 식품 가공업자는 안정적인 가격 덕분에 급성장하는 나라를 먹여 살렸다. 투기자는 유동성을 제공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격차를 메우는 제한적인 역할만 했다. 그런데 그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클린턴 시대의 신자유주의자들은 혼란을 야기했고,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밀을 금으로 바꾸다

1991년에 골드만 삭스는 원자재 지수 펀드를 만들었는데 이는 귀금속과 에너지부터 커피, 코코아, 소, 옥수수, 돼지, 대두, 밀에 이르는 24개의 원자재를 추적하는 새로운 투자 상품이었다. 이것은 초기에 틈새시장에 불과했지만 규제 완화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거래 제한에서 벗어나자 골드만은 원자재에 몰두했고, 다른 은행들도 뒤따랐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 원자재 지수 펀드에 3,000억 달러의 투기 자금이 몰렸다. 포린폴리시는 곡물, 사료, 가축 분야에 월가가 진출해 세계 식량 생산과 공급 시스템이 큰 충격을 받았다. 세계 식량 가격은 80% 올랐고, 약 1억 3,000만 명이 극빈층으로, 4,000만 명이 만성적 기아 상태로 떨어졌다고 마더존스는 보도했다.

금융 규제와 도드-프랭크 법 같은 개혁도 원자재 지수 펀드를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 2022년까지 시장은 새로운 투기 광풍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일주일 만에 21차례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것이 ‘주요 경제에 부과된 가장 강력한 제재’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러시아의 경제는 제재를 견뎌냈다. 제재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미국 제재가 ‘모스크바의 강경 노선을 강화하고 대안 전략의 입지를 약화시키며 미래의 국제적 압력에 대한 러시아의 면역력을 강화함으로써 역효과를 냈다’고 말한다.

제재는 세계 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고, 역으로 미국 경제를 강타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원유, 산업 금속, 비료, 밀, 식용유의 세계 최대 생산국 중 하나다. 러시아 탱크가 우크라이나로 진입한 지 9일 만에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가격이 54% 급등했다. 11일 내에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39달러로 치솟았다. 3거래일 만에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니켈은 270% 급등했고 비료 가격은 3개월 동안 30% 이상 상승했다.

가격 급등은 공급 부족보다 투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전쟁 때문에 교란된 세계 밀 공급량은 1% 미만이었지만 침공 후 일주일 만에 한 밀 지수 펀드의 순자산은 두 배가 되었다. 당시 한 전문가는 블룸버그에 ‘밀 선물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 마이클 파흐리는 밀 가격 급등에 금융 시장과 헤지펀드를 비난하며 ‘가격 급등은 실제 세계 수요와 공급, 새로운 공급 경로를 찾기 위한 조정, 실제 우려를 반영한 것이 아니다. 금융 시장의 필요, 욕망, 기능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투기의 승리, 민중의 패배

계속 오르는 유가는 자기충족적이었다. 한 석유 전문가는 유가 급등이 밈 주식에 몰리는 군중 심리와 가격 변동을 증폭하는 AI 거래 알고리즘 때문이라며 배럴당 50센트나 1달러 움직였을 가격이 10달러까지 변했다고 했다. 한 경제 연구소는 과도한 투기가 미국 제재로 부풀려진 유가 거품이 진행되는 동안 서부 텍사스 원유 가격 상승의 24~48%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스테인리스스틸과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니켈 가격 급등은 더 어처구니없었다. 수십 년 동안 런던 금속거래소 거래자는 옆집 호프집에서 구두로 거래를 했지만 새로운 소유주가 거래소를 과대 지불해 인수한 후 수익을 늘리려고 거래장을 헤지펀드에 개방했다. 불투명한 거래로 큰 플레이어들이 거대한 포지션을 취했고, 이는 붕괴로 이어졌다. 그 여파는 실제 경제로 퍼졌다. 며칠 내에 니켈 화합물의 생산자와 판매자가 생산을 줄이고, 배송을 취소하고, 새로운 주문을 중단했다.

비료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로 공급 부족의 타격을 받은 유일한 부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러시아보다 서방에 더 큰 피해를 줬다. 두 나라가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세 가지 주요 비료인 질소, 인산염, 칼륨의 거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비료 수출국인데 2021년에 EU와 미국은 벨라루스산 칼륨을 제재했고 다음 해에는 러시아 비료를 제재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제재 때문에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려 하면서 문제를 더 키웠다. 가스는 비료 생산에 필수적인데 공급은 더 줄고 가격은 더 올랐다. 미국은 제재 예외 조항 때문에 러시아 비료와 곡물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선주, 항만, 은행가, 보험업자는 미국 제재에 걸릴 것을 두려워해 러시아 상품을 기피했고 이는 다시 가격을 상승시켰다.

이런 문제에 더해 비료 시장의 과점 구조는 위기를 더 키웠다. 시장을 장악한 몇몇 기업이 화학 비료 가격을 두 배, 경우에 따라 세 배로 만들었다고 농업 및 무역 정책 연구소는 전한다. 상위 9개 기업은 2022년 상반기에만 2021년 전체보다 100% 이상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제재로 돈방석에 앉은 금융권

미국 제재는 투기와 폭리가 유일한 목표인 현대 금융과 맞물린다. 블룸버그는 2022년 3월 첫 주에 원자재 상장지수펀드가 새로운 투자금 45억 달러를 끌어모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통 한 달 동안 볼 수 있는 유입액이었다. 월가 은행들은 2022년에 원자재 거래로 201억 달러를 벌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 일반적인 해의 3~4배였다.

모두 합쳐서, 원자재 거래자는 2022년에 놀랍게도 1,500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2019년의 3배다. 거대 석유 기업 이익은 두 배로 늘었고, 식품 대기업은 2022년에 최대 73%의 이익 증가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잔치를 벌였다.

투기가 어떻게 거래와 폭리를 주도했는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한 업계 보고서는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미국 제재가 극심한 변동성을 만들고 석유와 가스 흐름을 재조정해 전기 가격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재생에너지로의 급격한 전환을 촉발했다고 극찬한다. 이 변동성으로 에너지 관련 원자재 거래가 급격히 증가해 2022년 모든 원자재 거래 이익의 74%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그해 모든 거래의 60% 이상을 차지한 ‘무자산 거래자’의 급증도 언급했다.

간단히 말해, 1990년대의 원자재와 파생상품의 규제 완화는 독립 거래자, 헤지펀드, 대형 은행 같은 순수한 투기자가 2022년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용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줬다. 투기는 변동성을 부추기고 가격을 부풀렸으며 혼란 속에서 이익을 챙겼고, 그 여파로 인플레이션과 공급 부족을 남겼다. 그 결과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기아가 만연하게 됐고, 수많은 국가가 붕괴 직전에 놓였다.

원자재 투기가 인플레이션에 끼친 영향은 분명하다. 원자재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의 데이브 휘트컴은 시장 동향을 쫓는 ‘모멘텀 거래자’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휘트컴은 ‘그들이 밀이나 커피, 옥수수를 사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 그래서 2022년 봄에 파스타나 시리얼, 또는 밀로 만든 어떤 것을 사도 소비자가 모멘텀 거래자들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은 원자재 지수 펀드도 추가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금융 파괴의 무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공동 저술한 논문도 제재와 인플레이션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2022년 상반기에 식품과 에너지가 인플레이션의 약 절반을 차지했으며 이는 매달 8%를 넘었다. 공급망 부족도 인플레이션에 거의 1%를 추가했는데, 이것 또한 제재로 인해 발생했다. 러시아 제재로 제트 연료가 더 비싸지고 비행경로가 더 길고 비싸져서 항공 화물 요율이 급등했다. 러시아 제재로 보험과 연료 가격이 상승하고 결제 시스템이 동결되었으며 수백 척의 러시아 선박이 입항 거부 또는 유럽 항구에 정체돼 해상 화물이 혼란에 빠졌다. 이는 팬데믹 이후 느려진 운송 능력을 더 압박했다.

미국의 제재 시기가 더 나쁠 수 없었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2021년에 7%에 이르렀고 이는 주로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부족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1년 내내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몇몇 부문에 국한돼 있고 자동차 가격 급등은 가라앉고 있으며 공급망의 꼬임이 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대를 집결시키기 시작하면서 석유, 가스, 밀 가격이 12월에 급등해 침공 두 달 전에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선택적인 전쟁이었기 때문에 경제적 혼란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제재도 선택이다. 미국은 현재 30개 이상의 국가를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수억 명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 아메리칸컨서버티브조차 제재를 ‘금융 파괴의 무기’라고 부른다. 러시아 침공 2주 후 아메리칸컨서버티브는 서방이 ‘세계 경제의 중요한 부문을 공격했다. 서방은 그 여파를 심각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 놀랍게도 서방은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속에서 이렇게 했다.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여파는 치명적이었다. 2022년에 6,100만 명이 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높은 식량 가격 때문에 기아에 직면했다.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이 제재로 인한 침체를 이용해 경제성장률이 1% 미만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반발을 악용하려 했다. 미국에서는 경제적 좌절이 트럼프의 부상을 부추겼다.

게다가 주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러시아는 경제적 제재를 견뎌냈고, 트럼프는 제재를 해제하고 러시아에 유리한 합의를 중재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에 맞서는 유명인 모금 행사?

바이든은 원자재 거품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1990년대 말 상품선물거래위원회 규제 담당자였던 메릴랜드 대학 마이클 그린버거 법학 교수는 바이든이 파생상품 거래 규제를 풀어준 도드-프랭크 법의 허점을 막고 이를 영속화하기 위해 일반적인 공공 의견 수렴 기간을 우회하는 긴급 규칙에 서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일은 연방준비제도에 맡겨졌다. 연준은 경기 침체를 막고 인플레이션을 낮췄다고 많은 칭찬을 받았지만 그 조치는 저소득 국가의 고통과 미국 노동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크게 가중시켰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 후인 2022년 3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그해 금리는 4.25% 인상됐다. 이는 달러의 강세를 가져왔고 미국 소비자에게는 수입품과 달러로 거래되는 석유의 비용을 낮췄다. 하지만 부채에 시달리는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위험을 만들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소득 하위 절반 가정의 자동차 대출 연체율은 50% 급등했고 모든 소득 계층에서 월 납입금은 100달러 이상 증가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전쟁 직전부터 대선 한 달 전까지 34%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너무 높아져 중간 가격 주택을 사는 데 필요한 연간 소득이 2년 만에 약 7만 달러에서 14만 달러로 두 배가 됐다. 신규 주택 구매자의 월 모기지 납입금은 52%(838달러) 증가해 가정의 24%만이 주택을 살 수 있게 됐다.

민주당에 더 큰 문제는 생활비 위기였다. 휘발유는 2022년 1월 갤런당 3.41달러에서 6월 5.03달러로 5개월 만에 급등했다. 2020년 이후 많은 패스트푸드 품목 가격이 50~100% 올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식료품 비용은 22% 상승했다.

그런데도 바이든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낙태 권리를 내세워 대선에 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부인할 수 없이 중요한 이슈지만 지난 4월에 미국인의 65%는 ‘한달살이’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 버거를 사거나, 기름을 채우거나, 식료품을 살 때마다 좌절하고 화가 났다. 트럼프는 그 분노를 이용했다. 그는 카말라, 이민자, 중국을 생활고의 원흉으로 비난했고, 모든 것을 고치겠다는 터무니없는 약속을 했다.

한편 해리스는 브루스 스프링스틴, 비욘세, 오프라, 어셔와 함께하는 행사에 수천만 달러를 쓰며 페스티벌처럼 선거운동을 했다. 해리스의 검사 시절 행적과 입장, 딕 체니를 받아들인 것, 보수 여성들을 쫓아다닌 것 등 그녀를 끌어내린 다른 요인도 많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결정한 것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이었다. 해리스가 경제에 대해 말하려 했을 때, 그녀는 ‘월가가 승인한 경제 메시지’를 읽었다. 그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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