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위한 양곡관리법 국회 본회의 통과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한 양곡관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은 재석 254명 중 찬성 173명, 반대 80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기권 1표는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경남 밀양 의령·함안·창년)의 표였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은 민주당 윤준병·박희승·송옥주·임미애·신정훈·서삼석·박수현·황명선·이원택·어기구 의원,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13개 법안을 소관 위원회에서 통합·조정한 대안이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점점 불안정해지는 농가소득의 안정화를 꾀하는 법안이다. 식량안보를 위해 밀과 콩 등을 양곡 정책 대상으로 포함하고, 쌀값 안정화를 위해 쌀 생산량의 선제적 수급조절 정책을 적극 시행하도록 하면서, 기준 이상으로 쌀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상승할 경우 초과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관리양곡을 판매하여 가격을 조절하도록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표결 앞두고 이루어진 찬반토론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양곡관리법의 핵심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해마다 반복되는 쌀 과잉생산을 조정하기 위해 재배면적을 줄이자는 것. 둘째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해서는 논에 다른 작물을 심도록 유도하고 밀, 콩 등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쌀 수익 수준으로 가격을 보장하자는 것. 셋째 쌀이 일정한 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정부가 매입한다는 것.”

이어 임 의원은 “가격이 심각하게 폭락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시장가격이 유지될 수 있게 해야 임차농이 먹고살 수 있지 않나”라며, ‘쌀 강제 매수법’이라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반박했다. 또 “정부는 매년 초과생산물량에 대해 시장격리를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초과생산물량을 격리하지 않은 적이 없다”면서 정부가 매년 시행하는 내용을 왜 법으로 제도화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 역시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가격의 급등락을 막자는 것”이라며 “가격폭락으로 고통받는 농민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자 가격폭등으로 고통받는 소비자도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곡관리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에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7일 연합뉴스에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회의에서도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220만 농민을 분열시키고 농업의 미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족쇄를 채우는 법”이라며 “쌀 소비가 줄고 있고, 쌀이 과잉생산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쌀값 보전에 매년 수조 원의 예산을 들이부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양곡관리법 개정안 반대를 당론을 채택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양곡관리법과 함께 ‘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재석 259명 중 찬성 175명, 반대 84명, 기권 0명), ‘농어업재해대책법 일부개정법률안’(재석 259명 중 찬성 175명, 반대 84명 기권 0명),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재석 253명 중 찬성 166명, 반대 85명 기권 2명) 등을 처리했다. 해당 법안들 역시 여당의원 대부분이 반대하는 가운데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