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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 대책이 안 보인다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시장이 8:2로 동결을 점쳤던 것과 전혀 다른 결론이다.

지난달에 이은 연속 인하다. 2000년 초반 버블닷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외에 한국은행이 연속 금리 인하 강수를 둔 적은 없다. 그만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는 뜻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말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했고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에 대한 명백한 경고다.

밝아올 새해가 암울하다. 1.9% 성장이 점쳐졌다. 한국 잠재성장률이 2%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은이 우려하는 하방 압력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성장률이 2.2%임에도 사회 곳곳에선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잠재성장률 밑으로 주저앉을 내년 한국 경제는 서민들에게 더없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공산이 크다.

불안한 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다. 트럼프 발 관세 확대와 글로벌 무역 감소 우려 등 외부 리스크까지 도사리고 있다. 노란 경고등은 이제 곧 빨간불로 바뀔 태세다.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대응할지 걱정이 앞선다. 대통령이 “양극화 해소”를 외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움직이는 정부 부처가 보이지 않는다. 그 일주일 사이 우리가 목도한 것은 국정 난맥상뿐이다. 대통령실이 난데없는 추경론을 꺼내자,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거친 방식으로 내쳤다. 기재부가 내년도 재정 확대 조정을 준비하는 것 같지도 않다. 최후의 보루인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증액 이야기는 잠잠하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민중들의 외침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이다. 정부여당은 이제라도 그 가르침을 곱씹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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