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 암살하는 우익 군사쿠데타 꾸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6월 9일 목요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주 정상회의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2002년 노동자당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2006년 다시 한번 당선되면서 2010년까지 대통령직을 역임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의 2019년 대선 출마를 검찰과 사법부를 동원해 저지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를 꾀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룰라에게 패배한 2022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군을 움직여 룰라를 포함한 영향력 있는 정치인을 체포하거나 암살한 뒤 TV·라디오 방송국을 점령하는 것을 포함한 6단계 쿠데타 작전을 계획한 혐의다. 해군 사령관과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등이 동의했으나, 육·공군 수장이 끝내 동참을 거부하면서 거사는 실패했다고 한다. 소식을 전한 가디언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Bombshell police report details alleged Bolsonaro plot to stage rightwing coup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의 감옥행이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경찰 조사 결과 보우소나루가 브라질 민주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군사 쿠데타를 주도했다는 살인적인 권위주의 음모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는 근소한 차이로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에게 졌던 2022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에 자신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부인했다. 그러나 11월 26일에 발표된 884페이지에 달하는 연방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이 음모를 계획하고 조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군 고위 인사들을 설득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여러 고위 군 인사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해군 사령관 알미르 가르니에르 산토스 제독과 육군 지상 작전 사령관 에스테밤 테오필로 장군이 포함돼 있다. 전 국방부 장관인 발터 브라가 네토 장군도 이 음모의 핵심 설계자 중 하나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브라가 네토는 쿠데타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그가 쿠데타 음모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가르니에르 산토스와 테오필로는 아직 이 혐의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은 보우소나루가 결국 육군과 공군의 사령관인 마르코 안토니오 프레이레 고메스 장군과 카를로스 데 알메이다 바티스타 주니어 공군 소장이 지지를 거부하면서 3년간의 음모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정치 평론가 올타비오 게데스는 ‘우리는 정말로 쿠데타에 가까웠다. 그것도 미친 쿠데타에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 음모에는 룰라를 포함한 최고 지도자들을 체포하거나 암살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국을 점거해 군사 접수를 선언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보우소나루의 정당 본부에서는 6단계로 이루어진 ‘작전’을 설명하는 문서도 발견됐다. 이 문서에는 군 병력을 이용해 권력 이양을 방해하고 2022년 선거 결과를 무효로 만들고 ‘정치적 최종 상태’로 룰라가 대통령궁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임이 명시돼 있다.

연방 경찰 보고서는 2023년 1월 8일 브라질리아에서 벌어진 우익 폭동이 보우소나루의 권력 유지를 돕기 위한 장기 음모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한다. 보우소나루가 브라질리아에서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보안 부대가 소요 사태를 진압하고 룰라 정부는 통제권을 다시 잡았다. 그로부터 거의 2년이 지난 지금도 룰라는 여전히 집권하고 있고,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범죄 음모에 연루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수십 년간 감옥에 갇힐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정치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셀소 호샤 데 바로스는 그가 체포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체포가 불가피하지 않으며, 보우소나루가 정치적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오랫동안 보우소나루가 쿠데타를 꾸미고 있다고 경고했던 바로스는 경찰 보고서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2018년에 내가 보우소나루는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다'라는 기사를 썼다. 보우소나루의 발언들을 제대로 듣기만 하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보우소나루는 쿠데타를 원한다는 사실을 숨긴 적이 없다. 그런 발언을 보고 싶지 않거나, 보지 않음으로써 돈을 번 사람들이 이를 부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는 경찰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자신이 체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자기가 정치적 박해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쿠데타 혐의를 ‘광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우파를 제외한 여러 정치 세력은 1월 8일 소요 사태에 참여한 수백 명과 보우소나루에게까지 적용될 수 있는 우익의 사면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 룰라의 노동자당(PT) 대표 글레이시 호프만은 CN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위험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다... 사면은 있을 수 없다. 특히 룰라를 살해하려는 음모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호프만은 보우소나루가 감옥에 갈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브라질 역사는 처벌이 아닌 면책의 역사라고 지적했다. 호프만은 우파 정권이 검찰과 사법부를 이용해 부패 혐의로 2018년 룰라를 감옥에 가두고 그의 대선 출마를 성공적으로 막았지만, 룰라가 결국 2022년 보우소나루를 물리치고 극적인 복귀를 이뤘음을 상기시키며 ’정치사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가득하다‘고 했다.

파울루 고네트 검찰총장은 보우소나루와 36명의 공모자를 기소할지 결정하고 추가 조사를 지시해야 한다. 게데스는 보우소나루의 미래는 우파이지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세력이 우파의 쿠데타 혐의에 어떻게 반응하고, 상파울루와 미나스 제라이스 주지사 등 주요 보수 인사가 보우소나루와 거리를 두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게데스는 ‘보우소나루의 운명은 우파가 결정할 것이다. 나는 민주적 우파가 이미 보우소나루를 버렸다고 생각한다. 이 민주적 우파가 보우소나루를 고립시킬 수도 있고, 그게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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