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제출’ 법무부 감찰관 “나치 부역자처럼 될 수 없었다...계엄은 내란, 위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4.12.03. ⓒ대통령실 제공

지난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한 법무부 감찰관이 "나치수용소에 부역한 사람들처럼 복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4일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치수용소에서 아무 생각 없이 부역한 사람들이 용서될 수 없듯이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논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사표를 제출한 심경을 밝혔다.

앞서 류 감찰관은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열린 법무부 계엄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관련 업무지시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이날 자정께 사표를 제출했다.

류 감찰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비상소집에 응하러 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서 "최근 국회 상황이 아주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긴 하지만 과연 계엄이라는 비상식적이고, 반헌법적이고, 위법한 방법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드는 게 과연 합당한 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그게 과연 국가를 위한 일인지 아니면 개인의 안위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에 도착해 회의 중이길래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계엄 관련 회의라면 제가 참석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공직에 있는 동안 계엄 관련 지시사항은 절대 이행할 생각이 없으니까 저는 이 자리를 나가겠다'라고 말씀드렸다"며 "나와서 바로 장관실 밖에서 사직서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차피 제가 내년 7월이면 끝날 때도 됐고, 공직에 대해서 그다지 미련이 있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던질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사직서를 쓰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 감찰관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위법 부당한 계엄 선포"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을 투입해서 정상적인 (국회)의사진행을 방해해 가면서까지 계엄을 강요하려고 했던 행위 그 자체가 위법이 아니면 뭐가 위법이겠느냐"면서 "살면서 이렇게 분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고 살았는데, 이번 경우는 제가 보기에 너무나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 출신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검찰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 감찰관은 "공직을 성실하게 수행하려고 하는 많은 검찰 직원들이나 검찰 구성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이 든다"면서 "(윤 대통령) 본인이 이런 잘못된 비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그 상황 자체도 인정하지 않고,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거느리고 국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불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류 감찰관은 후배 검사들을 향해 "후배 검사들이 당연히 이걸 합당한 상황이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제 후배들의 양심을 믿고, 기대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류 감찰관은 "한여름 밤에 무슨 소동처럼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비상식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국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있는 사람, 그걸 따르고자 하는 일부 반헌법적인 군부 세력이 있는 한 역사는 퇴행될 수밖에 없다. 반드시 시정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말 눈을 부릅뜨고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을, 정의가 회복되는 것을 반드시 지켜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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