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동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 전쟁 휴전을 위해 양보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작년 11월에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평화 협상이 1년 넘게 겨우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은 합의에 전혀 가까워지지 않았다.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자들은 하마스가 이전의 모든 협상에서 긍정적이고. 책임감 있게 임했으며,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항상 '새로운 조건과 요구를 내세워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해 왔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는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포린폴리시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Biden Didn’t Really Try to End the War in Gaza

미국은 최근까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외교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가자를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들었고, 팔레스타인 국민 1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의료진과 구호 활동가도 엄청나게 목숨을 잃었고 가자는 지구상에서 어린이에게 가장 위험한 장소로 지정됐다. 이스라엘은 매주 가자에서 새로운 학살을 자행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군대 중 하나로 가난하고 배고프며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가둬놓고 그곳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여름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확언했다. 합의로 가자에 남아 있는 이스라엘 인질을 풀어주고, 지속적인 휴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런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마저 침공해 휴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그리고 미국은 더 이상 적극적으로 휴전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나의 가능성은 미국의 최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이 너무 달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공식 입장이기도 한데, 일부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당사자보다 합의를 더 원하는 상황’이라며 책임을 부인한다.

하지만 미국이 평화를 시도하다 실패했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사실을 보면 미국은 가자에서 진정하고 지속적인 휴전을 성사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다.

미국은 처음부터 이스라엘이 선언한 목표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미국은 하마스를 ‘근절’하고 ‘파괴’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 군 대변인조차 불가능하다고 인정한 목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 하나와 1년을 싸운 후에도 하마스는 여전히 가자 일부를 통제하고 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장기 게릴라전’에 직면해 있고 하마스를 결정적으로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기에 끝없는 전쟁은 불가피했다. 게다가 미국이 이미 이스라엘이 현실적인 목표를 채택하도록 워싱턴의 상당한 지렛대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에 외교적 협상은 본질적으로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다.

정직한 미국 관리들조차 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유로 국방정보국에서 사임한 전 정보관 해리슨만은 미국이 많은 회의를 열면서 가장 피상적인 의미에서만 외교를 했을 뿐, 이스라엘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미국도 가자에서 휴전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전쟁 초기, 2023년 10월 7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과도하고 민간인 피해를 야기하고 있음이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국제 사회의 휴전 요구를 외면했다. 미 국무부는 직원들에게 ‘긴장 완화/휴전’, ‘폭력/유혈 사태 종식’, ‘평정 회복’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2023년 11월 바이든은 ‘휴전은 평화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2023년 12월 유엔 총회는 압도적으로 휴전을 지지하는 투표를 했지만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소수의 국가가 반대했다. 비슷한 시기에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대화할 때 휴전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은 최소 4시간 정도의 임시 휴전을 추진하며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근절하려는 목표를 유지할 권리를 보장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공개된 목표이지만, 신뢰할 만한 분석가들은 네타냐후의 많은 장관이 분명히 밝혔듯이 이스라엘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가 최소한 가자의 일부에서 인종 청소를 자행하고 자국민을 재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은 휴전을 지지한다고 여러 번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근절하기 전에는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음을 계속해서 명확히 했다. 하마스의 입장은 반대였다. 올해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하마스가 전쟁의 영구적 종식과 이스라엘의 가자 철수를 요구한 것이었다. 네타냐후는 이에 반발하며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전쟁을 멈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5월 뉴욕타임스는 협상의 주요 장애물이 휴전의 기간이었다고 보도하고 네타냐후가 전투의 일시적 중단에만 개방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제 그들의 외교적 행동이 위장에 불과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는 9월에 ‘우리는 하마스와의 외교적 해결을 원한 적이 없다... 우리는 항상 하마스의 파괴에 전념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궁극적으로 중동 갈등의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고 확인했지만, 이는 자가당착적인 입장이다. 갈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거나 하마스와의 외교적 해결을 외면할 수는 있지만, 둘 다 할 수는 없다. 하마스가 갈등의 한 당사자인 이상, 둘 다 동시에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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