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 사태로 인해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 관광 시장에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주요외신들이 한국의 상황을 전하면서 한국여행을 앞둔 외국인 방문객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미국, 영국, 일본 등 일부 주요 국가는 한국에 대해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영국 외무부는 "현지 당국 조언을 따르고 정치 시위를 피하라"며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주한 영국대사관도 홈페이지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 공지를 주시해 달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계엄령 해제 발표 이후에도 한국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미 국무부는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 평화 시위도 대립으로 변하고 폭력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시위 진행 지역은 피하라"고 밝혔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구체적 조치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발표해 유의해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날 "윤 대통령이 계엄령 해제를 선포하며 한국 사회 질서는 정상으로 돌아왔다"면서도 한국 내 자국민들에게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독일 외무부도 SNS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전쟁 중인 러시아도 한국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비상계엄 관련 사태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도 자국민들에게 한국의 상황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한국 방문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우크라이나 주한대사관은 SNS를 통해 한국 내 자국민들에게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관광업계 "K팝 공연 연계 상품 문의 들어와...성수기 영향 예의주시 중"
이번 사태로 인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방한 여행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지 업계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를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김건희 여사가 직접 '명예위원장'을 맡는 등 외국인 관광인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2023년 1000만명, 2024년 1970만명까지 회복하고, 2027년까지 3,00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이날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 수는 1,37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94% 회복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연말 성수기에 방한 관광 심리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당장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하진 않지만 여행일정이 가능한지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취소를 하는 분위기는 아닌 거 같은데, 해외에서 문의는 오고 있다"면서 "K팝 아이돌 공연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의 경우, 공연을 안 하게 되면 여행을 올 이유가 없어서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당장 공연들이 취소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괜찮다고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인바운드(방한관광) 여행은 직접 영향을 받을 수도 상황이니까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일부 5성급 호텔 체인들이 심야에 긴급회의를 여는 등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예약 취소 등 특별한 영향은 없다"면서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니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바운드 여행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여행은 심리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받는다"면서 "해외 여행 가시는 분들이 당장 취소하진 않지만, (상황이) 길어지거나 하면 이달말에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연말 여행을 준비해야 하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