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윤석열 탄핵’ 100만 촛불…최후의 보루는 국민이었다

박근혜 국정농단 이후 7년만…민주주의 수호 의지 국회로 국회로, 탄핵안 불성립 나오자 “매일 촛불 들겠다” 다짐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투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최후의 보루는 국민이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100만의 촛불이 다시 타올랐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이후 7년만에 최다 인원이 참석한 촛불집회가 국회를 포위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표결 불참으로 정족수 미달, 투표 불성립 됐으나 국민들은 ‘내란범 윤석열’ 탄핵 의사를 분명히 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국회의사당 앞은 7일 오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 시작은 오후 3시부터였으나 시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 앞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오전 10시 윤석열 대통령의 ‘2분 담화’가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윤 대통령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했다. ‘사과를 가장한 탄핵 부결 주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들은 국회로 국회로 향했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몰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무정차 통과했다. 9호선이 막히자 시민들은 5호선 여의도역으로 향했고, 이내 여의도역도 무정차 통과를 해야 했다. 동작, 노량진 등 환승역에서도 갈아타기는커녕 플랫폼에서 빠져나가기도 어려운 정도였다. 9호선 샛강역, 1호선 대방역 등에 내려서 아예 여의도를 가로질러 오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서강대교를 걸어서 건넌 시민도 있었다.

국회대로는 삽시간에 가득 찼다. 여의도 공원 방향 양방향 도로, 여의도 공원 앞 소도로까지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참석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5호선 여의도역에서 출구로 나가 국회로 걸어가려는 인파로 가득 차 있다. ⓒ민중의소리

윤석열 탄핵 집회에 가려는 시민들이 서강대교를 걸어서 건너고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관련 본회의를 앞둔 7일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제공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7 ⓒ제공 : 뉴스1
7일 오후, 국회의사당이 보이지 않는 여의도공원 앞 도로에도 시민들이 가득 찼다. ⓒ민중의소리
7일 오후, 국회의사당이 보이지 않는 여의도공원 앞 도로에도 시민들이 가득 찼다. ⓒ민중의소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7 ⓒ제공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이 집회에 참석한 국민들로 꽉 차있다. ⓒ제공 : 뉴시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스1


3시 부터 시작된 범국민촛불대행진 첫 발언자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었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을 탄핵하고 체포해서 감옥으로 보내자. 김건희도 함께 감옥으로 보자. 내란범들도 낱낱이 색출해서 감옥으로 보내자”고 외쳤다.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올리며 함성으로 화답했다.

오후 5시, 국회 본회의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상정되기 전, 본회의장을 이탈했다. 연좌해 집회하던 시민들이 국회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국회 출입문 7개를 모두 봉쇄하고 국민의힘 표결 참여를 압박했다. 일부 시민들은 국민의힘 당사로 몰려가 항의했다. 경찰은 바리케이드와 병력을 배치했다. 시민과 경찰 사이 충돌은 없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온 문모(26)씨는 “국힘의 표결 불참은 불법 친위쿠데타 내란범 윤석열의 동조자”라고 비판했다. 전남 나주에서 올라온 직장인 이모(45)씨는 “국민의힘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런 위헌 정당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표결에)들어가, 들어가”를 외쳤다.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시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7일 저녁 7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를 포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7일 저녁 7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를 포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7일 저녁 7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를 포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7일 저녁 7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회를 포위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하지만, 결국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우원식 의장은 투표 종료를 세 시간가량 연장하며 투표 참여를 촉구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회의실에 모여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밤 9시 25분께, 국회는 탄핵소추안 불성립을 선포했다.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김수겸(27)씨는 “국가내란죄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는데도 몇몇 국회의원들의 불참으로 탄핵이 안 된다면 도대체 무슨 일을 더 해야 탄핵당하는 건가. 황당하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인천에서 온 고희진(60)씨는 “국민에게 총을 겨눈 사람을 감싸는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면서 “끝까지 촛불집회에 나오겠다”고 했다. 경기도 오산시에서 온 정모씨(32)는 “이런 결과가 나오니 너무 안타깝다. 결국 국힘이 원하는 대로 된 것 같아 착잡하다”면서도 “하지만 잘못이 너무 분명한 일이다. 탄핵은 피할 수 없다. 평일은 어렵겠지만 주말마다 올라와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범국민촛불대행진 측은 탄핵안 불성립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부결시켜 내란수괴 윤석열의 대통령직을 유지시켰다. 주권자 국민의 뜻을 짓밟은 내란동조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대통령의 권좌에 앉아 있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매일 국회 앞에서 촛불을 들고, 주말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규모 촛불을 들어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스1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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