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무산시킨 국민의힘, ‘윤석열 내란’ 동조세력 스스로 증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04.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7일 국민의힘의 불참에 의해 ‘투표불성립’으로 무산됐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불법·부당성 등 문제의식에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인 탄핵소추안 표결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상 비상계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계엄군을 국회에 난입시킨 행위는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추경호 원내대표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방해 행위부터, 탄핵안 반대 당론 채택, 이번 본회의 표결 불참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국민의힘은 사실상 윤 대통령 내란 행위 동조세력임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단 세 명이다. 이에 따라 의결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은 성립 요건인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200명이 미달돼 최종적으로 성립하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토록 중대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투표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민주주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도 몹시 중요하다. 이 사안에 대한 투표불성립은 국가의 중대사를 놓고 가부를 판단하는 민주적 절차조차 판단하지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당들은 일찌감치 윤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 동의하면서, 국민의힘의 참여를 호소했다. 의석수 108석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정족수 미달로 표결 요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이들 중 8명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탄핵안이 부결되는 상황이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탄핵안 본회의 보고 이후 표결이 예정된 당일인 7일 오후까지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에 대한 당론 채택 논의를 진행했다.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당초 탄핵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담화 이후로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 대부분이 입장을 바꿨다.

결국 본회의 개회 직전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 당론을 채택했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여사 특검법 반대 표결을 한 뒤에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퇴장했다.

퇴장 후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인근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원들을 한 장소에 모아놓고,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들이 없도록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결국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뒤늦게 표결에 참여하긴 했으나,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의원은 당론에 따라 반대 표결을 했다고 밝혔다.

7일 김건희 특검법 표결 마치고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2024.12.07. ⓒ뉴스1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탄핵안 제안설명을 하면서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표결 참여를 호소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도 국회를 둘러싼 채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표결 동참을 간곡히 호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끝내 이를 외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원식 의장이 제시한 표결 시한인 밤 9시 20분까지 본회의장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까지 윤 대통령 ‘조속한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조속한 직무정지’에서 “조기퇴진은 불가피하다”며 미묘하게 표현을 바꿨다. 이후 한 대표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는 상황을 방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표결 무산 직후 “국민의힘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군사반란 정당이다. 국민의힘은 주권자를 배신한 배신 정당, 범죄 정당”이라며 “헌정 질서를 수호할 책임이 있는 대한민국 정당이 아니라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반란 행위, 내란 행위에 적극 가담했을뿐 아니라 이들의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차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피의자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고, 국민 배신자가 되었다. 을사오적처럼 ‘갑진백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전 국민은 국민의힘을 ‘반란 잔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국회의원단은 “결국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선택했고, 국민을 버렸다”며 “비상계엄에 면죄부를 줬고, 민주주의를 버렸다. 그리고 기어이 국회에 총을 겨눈 내란수괴와 공범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제 국민의 ‘적’이다”고 질타했다.

야당은 이날 탄핵 표결이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11월 국회가 종료되는 다음 날인 오는 11일에 임시국회를 열어 즉각 탄핵안 처리를 재추진하고, 최종적으로 가결될 때까지 반복해서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윤석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의 명단이다.

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 국민의힘 의원 105명 명단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강명구(경북 구미시을) 강민국(경남 진주시을) 강선영(비례) 강승규(충남 홍성군예산군) 고동진(서울 강남구병) 곽규택(부산 서구동구) 구자근(경북 구미시갑) 권성동(강원 강릉시) 권영세(서울 용산구)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김건(비례) 김기웅(대구 중구남구) 김기현(울산 남구을) 김대식(부산 사상구) 김도읍(부산 강서구) 김미애(부산 해운대구을) 김민전(비례) 김상훈(대구 서구) 김석기(경북 경주시) 김선교(경기 여주시양평군)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구을) 김소희(비례) 김승수(대구 북구을) 김용태(경기 포천시가평군) 김위상(비례) 김은혜(경기 성남시분당구을) 김장겸(비례) 김재섭(서울 도봉구갑) 김정재(경북 포항시북구) 김종양(경남 창원시의창구) 김태호(경남 양산시을) 김형동(경북 안동시예천군) 김희정(부산 연제구)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박대출(경남 진주시갑) 박덕흠(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박상웅(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박성민(울산 중구) 박성훈(부산 북구을) 박수민(서울 강남구을) 박수영(부산 남구)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박정훈(서울 송파구갑) 박준태(비례) 박충권(비례) 박형수(경북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배현진(서울 송파구을) 백종헌(부산 금정구) 서명옥(서울 강남구갑) 서범수(울산 울주군) 서일준(경남 거제시) 서지영(부산 동래구) 서천호(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송석준(경기 이천시) 송언석(경북 김천시) 신동욱(서울 서초구을) 신성범(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안상훈(비례) 엄태영(충북 제천시단양군) 우재준(대구 북구갑) 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유용원(비례)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윤영석(경남 양산시갑)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윤한홍(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이달희(비례)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이상휘(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이성권(부산 사하구갑) 이양수(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이종배(충북 충주시) 이종욱(경남 창원시진해구) 이철규(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 인요한(비례) 임이자(경북 상주시문경시) 임종득(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 정동만(부산 기장군) 정성국(부산 부산진구갑) 정연욱(부산 수영구) 정점식(경남 통영시고성군) 정희용(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조배숙(비례) 조승환(부산 중구영도구) 조은희(서울 서초구갑) 조정훈(서울 마포구갑) 조지연(경북 경산시) 주진우(부산 해운대구갑)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진종오(비례) 최보윤(비례) 최수진(비례)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최형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추경호(대구 달성군)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한지아(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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