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내수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국내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설 명절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소비 위축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한 상황인 만큼 자칫 명절 특수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최근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이번 명절 선물세트를 선보이면서 ‘실속’에 방점을 찍었다. 각종 할인행사와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와 내수 부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이마트는 이날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를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행사카드로 선물세트를 구매 시최대 50% 상품 할인과 구매 금액대별 상품권(최대 120만원) 증정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명절 선물세트의 가격을 전년보다 낮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방법을 택했다.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 설 대비 10%가량 낮게 책정해 5만원 미만 상품수를 늘렸다. 축산 선물세트는 10만원 미만인 가성비 세트 상품들을 선보였다. 수산 선물세트 역시 10만원 이하 상품을 신규로 내놨다.
홈플러스는 이마트보다 하루 앞선 12일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해 내달 15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할인카드로 결제시 할인 혜택(최대 50%)과 구매 금액대별 상품권(최대 600만원)을 증정한다. 또 이와 별도로 온라인을 통해 10만원 구매시 10%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홈플러스는 2만~6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 상품 수를 전년 대비 약 10%, 6만~9만원대의 중·고가를 약 24%, 10만원대 이상을 약 27% 확대했다. 굴비, 견과류, 표고버섯, 들기름 등 일부 선물세트의 경우 가격을 동결해 명절 물가 부담을 줄인다고도 했다.
롯데마트도 이달 12일부터 1월 15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행사 품목에 따라 최대 50% 할인과 회원 대상 특별 할인을 제공하며, 행사카드 결제시 구매 금액대별 상품권(최대 120만원)을 증정한다.
롯데마트는 총 800여개 품목의 선물세트를 선보이는데, 지난해 설 선물세트 매출 중 사전예약 상품 판매 비중이 약 55%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해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정육·수산 선물세트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가구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간편식과 조미식품 선물세트 물량도 지난해 대비 20%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대형마트들은 예전과 같이 각종 할인행사와 프로모션으로 무장해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했지만, ‘비상계엄 사태’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비상계엄사태에 따른 소비 위축을 경계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요가 위축된 만큼 예약 판매 상황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할 경우에도 취할 수 있는 별도의 조치가 없다.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도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획한 행사들이 이제야 시작된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