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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잠재성장률 추락 와중에 빛나는 ‘빛의 혁명’ 잠재력

한국 잠재성장률이 내년부터 1%대로 주저앉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면서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즉 한국의 기초체력이 1%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뜻이다. 19일 한국은행의 발표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00년대 초반 5% 내외였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3% 초중반으로 하락했고, 2016~2020년에는 2%대 중반을 나타냈다. 2021년부터 한은은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발표해 왔는데,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추정한 결과 향후 5년 평균 1%대 하락이 눈앞에 닥쳐왔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10년 뒤에는 1% 초중반, 20년 뒤에는 0%대로 추락한다.

경제에도 ‘생애주기’가 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때까지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 노인이 100m 달리기에서 청년을 당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전 세계 찬사를 받던 한국 경제가 청년을 지나 중년으로 접어드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국은 아직 젊다.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도 그렇다. ‘나만 살겠다’며 전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미국(2.1%)을 제외하면 한국의 잠재성장률 절대 수치는 세계 2위 수준이다. 캐나다(1.9%)보다 높다. 프랑스·이탈리아·영국은 모두 1.1%에 불과하다. 독일(0.8%), 일본(0.3%)은 그 뒤를 잇는다.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은 다양하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자본 투자 증가세는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생산성 증가세 역시 꺾였다. 하나 같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천 리 길은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수출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내수가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정 기여도를 끌어 올려 소비를 촉진하고,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여 전 세대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 자본시장을 건전화해 자산 축적의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전 국민 4대 보험과 같은 사회 안전망을 두껍게 해야 한다.

한국의 저력은 아직 죽지 않았다. 산업화를 일군 중장년은 여전히 그 저력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대통령도 탄핵한 끓는 피의 MZ세대가 새로운 희망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3년, 어두운 터널을 뚫고 이제 막 ‘빛의 혁명’이 시작됐다. 출산 지원금 100만원에 20만원 얹어주며 반전을 기도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지금이야말로 ‘사회 대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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