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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3 내란 재발 방지 위해 군 정신교재 다시 만들어야

윤석열의 12.3 내란은 우리 사회는 물론 우리 군에도 큰 충격이었다. 윤석열은 45년 만에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군을 향해 국회를 통제하고, 국회의원 등을 체포 구금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부당한 명령이었지만, 많은 군인들이 명령을 따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윤석열은 대통령 당선 이후 부당한 명령에도 움직일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 왔다. 윤석열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22년 10월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우리 장병 모두가 확고한 대적관과 엄정한 군기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고한 대적관’에 대한 언급은 지난해와 올해에도 계속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무기와 육·해·공군 병력을 동원해 국군의날 시가행진도 펼쳤다.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2년 연속으로 진행된 건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지난 1984년 이후 40년 만이다.

‘확고한 대적관’을 내세운 뒤 우리 군은 조금씩 과거로 역행했다. 2023년 8월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에게 ‘공산주의’라는 낙인을 찍으며 그를 비롯한 독립영웅 흉상을 육군사관학교 밖으로 옮기려다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출간된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엔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에 대해서도 “외부의 적 못지않게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논란이 일었다. ‘상관에 대한 충성’과 규율 및 기강이 강조된 반면 부당한 명령은 거부가 가능하다는 등의 ‘명령과 복종의 한계’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다.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에 대한 강조는 윤석열의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부당한 명령은 거부가 가능하다는 언급이 정신교재에서 사라졌고, 윤석열은 군인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거리낌 없이 내렸다.

12.3 내란은 결코 하루아침에 벌어진 것이 아니다. 집권 3년 동안 윤석열에 의해 우리 군은 내란이 가능한 군대로 조금씩 바뀌어 간 것이다. 12.3 내란과 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선 윤석열이 바꾼 군 정신교재부터 시급히 다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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