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한덕수 탄핵이 대외신인도를 악화시킨다는 헛소리에 대하여

2024년 마지막 칼럼이다. 시국이 험악하지만 그래도 연말연시를 맞아 이번 칼럼만큼은 좀 따뜻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런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된 이후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이 “연이은 탄핵으로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헛소리를 늘어놓는다. 헛소리도 작작 해야 참고 넘어갈 것 아닌가?

대외신인도가 무엇인가? 한 나라의 시스템과 그 나라의 총체적 금융시장이 외국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얻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게 왜 추락할까? 당연히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어떻게 복원할까? 당연히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빠르게 탄핵시켜야 복원된다.

이게 어렵냐? 1더하기 1은 2 수준의 상식 아닌가? 인간의 뇌에는 뉴런이 860억 개 정도 있다는데, 860개만 있어도 이 정도는 이해하겠다.

복원력을 망친 주범

사실 우리나라 경제는 펀더멘털이 튼튼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 단기적인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도 꽤 있다. 웬만한 충격에 금융시장이 단기간 흔들릴 수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얼추 충격 이전의 상태로 돌아온다.

대표적인 것이 남북 긴장 고조다.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을 하면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먼 과거 이야기다. 그런 이유로 주가가 떨어지면 그때를 기회로 삼아 싼 가격에 주식을 사 모으려는 대기 수요가 더 많다.

그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설명할 때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요 원인 중에서 빠지는 추세였다. 그런데 이번 내란 사건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나는 내란 초기 환율이 급등했을 때에도 그다지 염려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복원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회와 시민들의 일사불란한 대응으로 내란이 조기에 진압되지 않았나?

하지만 사태는 다르게 흘러갔다. 내란 초기 전문가들이 예상한 환율 상한선은 1,450원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이 상한선은 이미 뚫렸다. 앞으로도 어찌 흘러갈지 모르겠다. 복원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왜일까? 외국인 투자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이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 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별 게 아닌 것으로 인식되기까지 25년 넘게 걸렸다. 그렇게 얻은 대외신인도를 윤석열이 박살을 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0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의장석 주변에 모여들어 집단적으로 항의하고 있다. 2024.12.27. ⓒ뉴스1

한국 정부가 북한을 원점타격 하려 했고, 드론으로 북한 영공을 침범했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고 북측의 전쟁을 유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진짜 전쟁을 하려 했다는 이야기다. 이걸 보고 어떤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나? 환율이 예상치를 넘는 고공행진을 보이는 이유를 이것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빨리 탄핵을 마무리해야 한다

대외신인도라는 것은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1998년 외환위기 같은 거대한 위기는 항상 도둑처럼 찾아온다. 이까지는 나도, 보수언론도 모두 동의하는 바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무너지려 하는 대외신인도의 핵심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그게 단순히 윤석열 자리가 공석이어서 생긴 일인가, 아니면 윤석열이 전쟁을 획책하고 내란을 꾸며서인가? 당연히 후자다. 이것도 모르겠으면 그냥 정치고 언론이고 뭐고 다 집어치워라.

그렇다면 대외신인도를 어떻게 회복해야 하나? 당연히 전쟁을 획책하고 내란을 꾸민 윤석열을 신속히 처단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전쟁을 일으킬 것 같은 미치광이를 절대 지도자로 삼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런 자를 중형으로 엄벌하는 민주적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그래야 대외신인도는 회복된다.

만약 한덕수를 탄핵시키지 않고, 헌법재판관 임명도 미루고, 그래서 윤석열 탄핵을 하염없이 지연시켰다고 해보자. 국민의힘 니네들이 외국인투자가라면 대한민국이 미덥겠냐? 전쟁을 일으키려 했던 미치광이를 보호하는 나라에 투자하고 싶겠냐고?

나도 정말 대외신인도가 걱정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환율의 고공행진에 공포를 느낀다. 빨리 진정시켜야 한다. 질질 끌수록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복원력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신뢰도는 추락할 것이다.

윤석열 탄핵은 이제 “언젠가는 되겠지”라고 느긋하게 기다릴 수 없는 문제가 됐다. 하루라도 빨리, 한 시간이라도 빨리, 1초라도 빨리 윤석열을 탄핵시키는 것만이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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