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참사 앞에 등장한 ‘지역혐오’라는 폭력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 ⓒ뉴스1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을 향한 위로로도 부족한 시간, 온라상에서 지역혐오를 조장하는 글이 무분별하게 확산해 공분이 일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에는 사고가 발생한 호남 지역과 지역 주민에 대한 비하, 혐오 내용을 담은 글이 잇따르고 있다.

통상적인 항공 사건의 경우 여객기 명칭 등으로 명명해 온 전례와 사고 책임 등을 고려해 이번 사건 역시 ‘제주항공 참사’라는 명칭이 굳어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무안공항에서 벌어진 사고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하며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아직 사고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공항 문제로 단정하며 사고 책임을 전혀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식이다.

탑승자 대부분이 숨졌다는 절망적인 보도에도, 희생자들의 마지막 메시지를 담은 먹먹한 기사에서도 이같은 지역혐오 댓글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폭력적인 글이 반복되자, 시민들이 직접 나서 댓글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댓글창 공지를 통해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댓글로 상처받지 않도록 악플이나 개인정보 노출이 우려되는 글들은 삼가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고, 일부 언론사도 선제적으로 댓글 서비스를 닫고 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참사가 지역혐오로 이어지고 선정적인 언론보도로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어느 때보다 유가족과 생존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연대가 필요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함께 애도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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